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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SBS 소유해선 안 돼"[인터뷰] 익명의 SBS 주주
곽상아 기자 | 승인 2011.03.03 11:52

   
  ▲ 서울 목동 SBS사옥 ⓒ미디어스  
미디어렙, 수신료 인상의 최대 수혜자로 SBS가 꼽히고 있으나 정작 내부 구성원들은 '대주주의 이익 빼돌리기' 때문에 SBS가 죽어간다고 아우성이다.

SBS는 '방송의 공익성' 담보를 위해 2008년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SBS의 지분 30%를 갖고 있던 태영건설이 주식을 처분하고 SBS 대주주의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대신 이 자리에는 지주회사인 SBS홀딩스(SBS 지분 30%)가 들어섰으며, 태영건설은 SBS홀딩스의 지분을 60여% 보유함으로써 SBS홀딩스의 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SBS가 여전히 태영건설 윤세영·윤석민 부자의 지배 아래 있으며, SBS가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면서 사실상 '납품기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평가다. SBS노조 조합원 655명이 참여한 지난해 11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95.6%가 "지주회사 전환 이후 SBS의 부가가치가 다른 계열사로 이전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SBS의 법적 대주주인 SBS미디어홀딩스가 가진 SBS 지분은 30%. 그렇다면 나머지 70%의 주주들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지난 3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미디어스>는 한 SBS 주주를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주주의 생각이 나머지 70%의 주주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으나, 현재의 지주회사 체제를 평가하는 한 척도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우려는 대주주의 이익 빼돌리기 등 SBS 내부 구성원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당사자가 신원 노출을 꺼려, 실명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깥에서 보면 '이익 빼돌리기' 명확"

- 지주회사 체제를 놓고 SBS노사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노측은 '경쟁력 하락'의 근본 원인으로 꼽고 있으나, 사측은 '지주회사의 외자 유치를 통한 사업영역 확대가 가능하고, 만약 실패했을 경우 SBS는 타격없이 지주회사가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주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사업 실패시 지주회사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절대 아니다. 현재 SBS 지주회사 체제는 지분관계의 역학상 홀딩스가 유리하게 (이익을) 취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객관적인 것이 증권시장 아니겠느냐. 과거에 SBS 주가는 순자산가치의 두배 이상도 됐었는데, 현재는 거의 반토막 났다. 만약 주주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시장이 그렇게 평가하겠느냐?

바깥에서 보면, SBS의 이익이 (홀딩스의 다른 계열사로) 이전되고 있는 게 보인다. SBS플러스, SBS콘텐츠허브 등 홀딩스의 계열사들은 지주회사 체제 이후 외형이 급성장하고 이익도 크게 늘었다. 반면 2010년 SBS는 수년내 처음으로 영업이익 적자가 났다. '경영효율화'라는 애초의 취지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닌가?"

   
  ▲ 2월 22일 서울 목동 SBS본사에서 개최된 2010년 SBS 주주총회에서 하금열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SBS 이사로 선임됐다. 하금열 사장은 주총 직후 개최된 이사회에서 호선을 통해 SBS이사회 의장이 됐다. SBS 구성원들은 대주주인 미디어홀딩스의 임원이 SBS 이사회 의장이 된 것에 대해 "지주회사 지배체제의 강화"라고 평가하고 있다. ⓒ곽상아  
 
- 홀딩스 체제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주로서 이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SBS는 공익적 성격의 언론사가 아닌가. 근본적으로는 사익을 추구하는 태영건설이 방송국을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좀 더 공익적 성격의 주주가 와야 한다. 공익적인 성격을 가진 회사의 대주주가 이런 식으로 회사의 이익을 훼손한다면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본다. 방통위가 대주주 심사를 해서 이런 부분에 대해 고려를 해야 한다고. 그래서 정말 안 된다고 판단한다면 차라리 사업권을 회수하든지….
 
'이익 몰아주기'냐 아니냐에 대해 시시비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멀쩡한 SBS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더니 돈되는 부분은 홀딩스가 가져가고, 주가는 반토막 돼버렸다. 명백한 이익 빼돌리기라고 본다."

"하금열, 대주주만을 위한 리더십 아닌가?"

- 지난달 22일 SBS 주주총회 관련한 질문을 하겠다. 그날 주총에서 "주총이 요식행위가 된 것 같다"는 발언이 있었는데.

"작년 월드컵 중계 당시 시장에서는 방송3사가 공동중계하라는 요구가 컸었다. 단독중계는 리스크가 크니까. 그런데 경영진 쪽에서는 '무형의 인지도가 높아진다'고 고집을 부리며 단독 중계했고, 이는 2010년 적자의 큰 요인이 됐다. 그걸 감안한다면 그날 주총에는 경영진이 나와서 깊은 사과를 했어야 했다. 경영적자의 책임도 따로 물어야 했다. 그런데 그날 주총을 보니, 우원길 사장은 소액주주들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더라. 개인적으로 상당히 불쾌했다."

- 그날 주총에서 SBS노조는 지주회사 임원이 자회사 임원을 겸임하면 SBS의 자체적인 독립경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하금열 대표이사의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지금 이익 빼돌리기로 나타나고 있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하금열씨가 SBS 사장으로 있을 때 이뤄진 것 아닌가?"

- SBS 경영 견제, 감시를 위해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감사 중 한명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도 있었다.

"그건 노조 말이 맞다. 감사 중에는 사측이 아닌 사람이 있어야 한다."

- 윤세영 회장은 당초 "SBS가 더욱 젊고 혁신적인 모습을 갖추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격적으로 퇴진을 선언했다. 하금열 대표이사가 '새로운 리더십'의 적임자라고 보는가?  

"대주주만을 위한 리더십이 아닌가? 일반 주주들까지 아우르는 리더십은 아닌 것 같다."

   
  ▲ 2월 22일 오전, SBS노조가 주총장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는 모습. ⓒ곽상아  

"이익 빼돌리기 조정 없으면, 시장 평가 더욱 냉혹해질 것"

- 우원길 사장은 그날 주총에서 "올 한해 최대한 아끼고, 깎겠다. SBS를 비용통제 구조로 과감히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영 효율화는 필요하지만 무조건 깎으면 안 된다. 하반기에 신규 방송이 여러개 출범하는데, 좋은 인력을 빼앗기면 안 된다. 이 부분은 회사가 잘 관리해야 한다."
 
- 현재 SBS 노사관계가 거의 '파탄' 지경인데.

"노사 관계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 마지막으로 SBS에 당부할 게 있다면?

"(SBS보다 다른 계열사에서 지분율이 더 높은) 대주주의 지분 관계 때문에 SBS의 이익이 훼손되고 있다고 본다. 이익이 되는 부분은 콘텐츠허브나 플러스 쪽에서 다 가져가고 있다. 이부분은 반드시 조정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이익이 빼돌려지는 부분이 가면 갈수록 더하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획기적 개선이 없다면 (SBS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더욱 냉혹해질 수밖에 없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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