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노사가 상위직급 비율을 감축하는 ‘직급체계 개편’에 합의했다. 이로써 KBS는 상위직급 비율을 감축하라는 감사원 지적 사항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재허가 조건을 이행할 수 있게 됐다.

8일 KBS는 KBS 내 과반 노동조합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직급체계 개편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8일 직급체계 개편안에 합의한 이경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과 양승동 KBS사장(출처=KBS)

KBS노사는 최상위 2개 직급인 관리직급과 1직급을 폐지하고 ‘변동형 직급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변동형 직급체계’는 책임과 역할에 따라 직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변동형 직급체계’에 따라 현재 7직급부터 관리직급까지 9단계로 되어있는 고정형 직급체계를 ‘책임직급’과 ‘실무직급’으로 구분하고 팀장 이상 보직자들에게는 보직 기간에 한정해 ‘책임직급’을 부여한다. 이로 인해 상위직급을 축소하는 동시에 상위직급의 보수 수준을 억제할 수 있게 됐다고 KBS는 밝혔다.

KBS노사는 부장급 이상 보직자들과 무보직 상위직급 직원들의 보수체계도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부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책임자 성과급제’를 도입해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도록 했다. 과거 보직 경력이 있는 무보직 상위직급 직원들에게 과도한 임금 혜택이 이뤄지지 않도록 보수 지급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KBS는 이를 통해 성과가 높은 직원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고 성과가 낮은 직원들은 임금이 삭감되어 조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승동 사장은 “이번 직급체계 개편을 통해 KBS는 과다한 상위직급 비율과 인건비를 감축할 수 있게 됐다”며 “조직의 건강성과 경쟁력을 회복해 생존과 미래 성장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여 국가기간방송인 KBS가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KBS는 감사원 및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상위직급 비율을 감축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17년 감사원은 KBS의 상위직급 비율 과다 문제를 지적했고, 방통위는 KBS 재허가 조건으로 ‘과다한 상위직급 비율 감축’을 골자로 하는 직제 규정 정원표를 개정해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8월에는 두 번째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KBS는 상위직급 과다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직급체계 개편 노사 TF’를 구성해 1년여에 걸쳐 직급체계 개편방안 마련을 추진해왔지만 과반을 넘는 교섭대표 노조가 없어 합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직급체계 개편 노사합의 내용은 이달 중 KBS 이사회의 관련 규정 개정 의결을 거쳐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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