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미국 하원이 당선 혹은 취임 축하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 언론들이 대단히 ‘이례적’인 것처럼 보도한 것을 비판하는 글을 한 미국 변호사가 <미디어스>에 보내왔다. 그는 미국 의회가 작년 프랑스, 2006년 아이티, 2004년 우크라이나 등의 대통령 선거 당선자들에 대해 축하하는 결의안을 낸 바 있고, 심지어 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그의 취임이 한미 우호협력관계를 심화, 발전시키는 중대한 모멘트가 될 것이라는' 결의안을 제출한 바도 있다고 밝히면서 국내 언론의 '부적절한' 보도 행태를 꼬집었다. 다음은 홍 변호사의 기고 전문이다. <편집자 주>

지난 주말, 많은 국내 언론사들이 미국 의회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당선을 축하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분석을 곁들였습니다. "미국 의회가 동맹국의 선거결과에 대해 결의안을 통해 축하의 뜻을 공식 표명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나라의 의회에서 다른 나라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해주는 일, 특히 '미국 의회'가 결의안까지 내놓으면서 이를 축하하고, 양국 관계의 강화를 모색하는 일에 대해 여러가지 의미를-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미국 의회의 '결의안(resolution)'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와 지위를 가지는지, 유사한 사례는 또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한 분석쯤은 해주는 것이 기본 아닐까요?

▲ 조선닷컴(chosun.com)에 기재된 연합뉴스 기사

미국 의회의 의안정보 사이트인 토마스(thomas.loc.gov)에서 관련된 결의안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우선 2007년 5월 14일, 미국 연방의회 하원에서는 'H. RES. 398'로 "Recognizing the long and mutually-beneficial relationship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France and congratulating France's President-elect Nicolas Sarkozy on his victory in the May 6, 2007, Presidential election"이라는 결의안이 제출되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미국과 프랑스 사이의 오래된, 상호협력 관계를 확인하고,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사르코지 후보가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는 결의안입니다.

의안을 검색해 보면, 이런 식으로 다른 나라의 민주적 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을 축하하고, 양국 간의 관계를 다지자는 취지의 결의안은 상당히 많이 발의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결의안 'H. CON. RES. 16'은 2005년 1월 26일 발의된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선거 관련 결의안입니다. "Whereas the establishment of a democratic, transparent, and fair election process for the 2004 presidential election in Ukraine and of a genuinely democratic political system have been..."

또 2006년 5월 8일자 결의안 'H. CON. RES. 353'은 아이티 공화국의 선거에서 Rene Garcia Preval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축하하는 결의안입니다. "Commending the people of the Republic of Haiti for holding democratic elections on February 7, 2006, and congratulating President-elect Rene Garcia Preval on his victory in these elections."

다른 예를 찾아볼 것도 없이 2002년 한일월드컵, 1차 남북 정상회담 등을 축하하는 결의안도 있습니다. 심지어 2003년 2월 12일 제안된 결의안 ‘H. RES. 72’은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결의안입니다. "Recognizing the inauguration of President Roh Moo Hyun as a momentous moment for the people of the Republic of Korea (South Korea) and an opportunity to broaden and deepen the friendship and cooperation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and for other purposes."

양국 간의 우의와 신뢰를 확인하는 결의안이 발의된 것은 좋은 일이겠으나, '의례적'으로 발의되는 안건을 가지고 '이례적'으로 반응하는 우리 언론의 모습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는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