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충격적이다. 토트넘이 홈에서 가진 바이에른 뮌헨과 UEFA 경기에서 무려 2-7이라는 점수차로 완패했다. 최소한 상위권에서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경기력과 결과라는 점에서 경악할 수준이다.

토트넘 바이에른 뮌헨에 2-7 완패, 손흥민만 있었다!

현재 토트넘에는 손흥민 외에는 없다. 손흥민 혼자 경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팀 전체가 엉망이다. 수비는 느리고 중앙은 중구난방인 상황에서 잘 조직된 바이에른 뮌헨을 이기기는 어려웠다. 이 정도 경기력이라면 토트넘의 몰락은 가속화될 수도 있어 보인다.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했지만 선수 인아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오히려 조직력 와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토트넘이다. 에릭센에 대한 기대치가 컸던 만큼 그의 태업에 가까운 경기력은 최악으로 다가온다. 이쯤 되면 경기에 나서지 않는 것이 팀을 살리는 길이 될지 모를 정도다.

수비에 견제당하는 손흥민 [AP=연합뉴스]

시소코 역시 지난 시즌 뛰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올 시즌 실수가 잦고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알리 역시 마찬가지다. 부상 이후 복귀하기는 했지만 극단적으로 '지는 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급격하게 천재성이 사라진 모습이다. 순간 번뜩이는 천재성으로 게임을 지배하던 시절이 존재했기 때문에 말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토트넘은 손흥민이었다. 뮌헨 수비수를 몰고 다니고 괴롭히는 과정은 경기를 지배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 과정이 전반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손흥민이 없었다면 오늘 경기는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전반 12분 완벽한 골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손흥민이 왜 대단한 존재인지 알 수 있게 했다. 시작과 함께 뮌헨 골대를 위협한 손흥민은 노이어를 뚫어냈다. 알리의 간섭으로 패스 미스가 나왔고 중간에서 끊은 시소코가 오른쪽으로 파고드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넣어주었다.

손흥민의 선제골 장면 [AFP=연합뉴스]

온 사이드 상황에서 정확하게 반대 골문을 향한 오른발 슛은 천하의 노이어도 막을 수는 없었다. 월드컵에서 악몽을 손흥민을 통해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된 노이어는 끔찍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순도 높은 슛을 쏘는 손흥민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후반 15분 해리 케인이 PK골로 만회를 한 것을 제외하면 토트넘의 경기는 뮈헨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레반도프스키가 왜 위대한 골잡이인지 이번 경기에서도 잘 보여주었다. 스스로 골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케인과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오늘 무려 홀로 4골이나 넣은 나브리의 경우 운도 따랐고, 수비 견제를 받지 않고 편안한 상태에서 슛을 쏴서 득점을 얻는 경우도 많이 나왔다. 이는 토트넘 수비가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위험지역에서 상대가 편하게 슛을 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골세리머니를 펼치는 토트넘의 손흥민 (AP=연합뉴스)

토트넘은 셀링 팀에 가깝다. 능력 있는 유망주들을 영입해 성장시킨 후 판매하는 형식이다. 손흥민이 있는 동안 리그 성적도 좋았지만, 낮은 주급 등으로 좋은 선수 영입은 힘들었다. 그리고 많은 선수들이 이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팀이 되어버렸다.

현재의 토트넘을 보면 지난 시즌이 최고 정점을 찍은 한 해가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들 정도다. 동기 부여가 안 되는 것인지 선수들의 목적의식이 흐릿해 보인다. 끈끈한 팀워크도 보이지 않고, 이겨야 한다는 강렬한 의지도 엿보이지 않는다.

탈출 러시가 이어지면 팀은 한순간 무너질 수밖에 없다. 돈은 많지만 쓰지 않겠다는 구단주의 철학이 누구를 위한 원칙인지 되묻게 하는 토트넘의 현실이다. 가장 큰돈을 만질 수 있는 리그에서 선수들 쥐어짜기는 이제 한계에 달했다. 보다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오늘 경기는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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