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가 기자협회 홈페이지에 개설된 블로그에 31일 300회 칼럼을 올렸다. 300회를 채운 칼럼의 제목은 ‘김정일은 베트남을 보고 배워야’이다.

김영호 대표는 시사평론가, 언론광장 공동대표라는 이름으로 2004년 11월부터 줄곧 칼럼을 써왔다. 기자협회 홈페이지에 개설한 코너명은 ‘김영호의 따따부따’이다.

▲ 김영호

김 대표가 3년 2개월 동안 300편의 칼럼을 써왔으니 한해 100여개의 칼럼을 쓴 셈이다. 또 한 주에 두 개의 칼럼을 쓴 셈이 된다. 3년 2개월 만의 300회 칼럼은 다작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칼럼은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심층에 다가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가 칼럼을 통해 주로 다루고 있는 분야는 경제기자답게 경제와 국민의 삶이다. 일반인이 다가서기 어려운 경제 일반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주로 다뤘다.

칼럼 하나만 인용해보자. 지난해 11월 21일 게재된 ‘영어에 미친 나라’라는 칼럼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 당선자의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앞선 지적으로 볼 수 있다.

세계화 시대에 영어를 잘해야 먹고 산다며 영어열풍이 갈수록 더 뜨겁다. 초-중-고교생 조기유학이 2002년에만 해도 1만명 정도였는데 지난해는 4만5000명을 넘어섰다. 대학은 4년 졸업제가 아니라 5년 졸업제로 바뀌다시피 했다. 재학 중에 1년간 어학연수는 필수과정처럼 됐으니 말이다.

이에 따라 유학-연수비용이 2003년 18억5,470만달러, 2004년 24억9,380만달러, 2005년 33억8,090만달러, 2006년 44억5,790만달러로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는 23억9,350만달러로 2004년 연간 지출액과 맞먹을 만큼 늘어났다. 이것은 공식집계일 뿐이다. 편법송금, 휴대반출까지 합치면 그 액수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 같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는 유학비가 싼 인도, 필리핀, 남아프리카 등지로도 보낸다. 숱한 기러기 아빠들이 봉급을 몽땅 털어 넣고도 모자라 빚더미에 눌려 산단다. 초등학교는 이미 늦는다며 유아원,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친다. 원어민 교사들이 미국교재로 가르치기도 한다고 한다. 제 나라 말도 잘 모르는 어린이에게 혼란을 주지 않을지 모르겠다.

▲ 기자협회보 웹사이트의 전문가 칼럼 코너

굳이 구분하자면 언론운동진영에서 김영호 대표는 2세대 지도자에 해당한다고 한다. 1세대 지도자는 MBC 사장을 지낸 김중배 언론광장 공동대표라고 한다.

세계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김 대표의 언론경력은 화려하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김 대표는 1972년 한국일보 편집부, 경제부 기자를 시작으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1980년 8월 신군에 의해 해직된 바 있으며 84년 한국일보 주간한국으로 다시 언론계에 복귀하게 된다. 한국일보에서 강제해직된 이후 현대그룹에 입사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88년 세계일보 경제부장을 거쳐 논설위원, 1994년 편집국장을 지냈다. 그리고 현재까지 언론운동진영의 어른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영호 대표에 대해 지인들은 ‘신문을 아는 분’, ‘실물경제에 정통한 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김 대표는 98년 IMF 구제금융 상황을 언론인으로 미리 경고했다는 일화를 남기고 있다. 당시 언론은 하루전까지 ‘펀트맨탈은 괜찮다’는 정부의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었다.

또한 김영호 대표는 여전히 젊다. 20, 30대와 주고받는 술잔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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