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공동 운영하는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가 18일 공식 출범한다. 웨이브는 초기 투자유치금을 기반으로 지상파 3사 대작 드라마에 투자해 방송편성과 함께 독점 VOD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넷플릭스가 최근 10편 이상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플러스' 등 신규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이른바 '토종 OTT'가 시험대에 올랐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대표 이태현)는 서비스 출범을 이틀 앞둔 16일,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웨이브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태현 대표는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글로벌 사업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갈 것"이라며 "국내 OTT산업 성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등 콘텐츠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오는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을 목표로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출범 초기에는 지상파방송 3사의 대작 드라마에 투자, 방송편성과 함께 OTT 독점 VOD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웨이브 측은 밝혔다. 오는 30일 첫 방송 예정인 KBS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은 제작비 대부분을 웨이브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는 3000억원의 투자금 규모 상 OTT 완전 독점 형태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유통보다는 방송 프로그램 투자와 VOD 서비스 제공 방식으로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태현 대표는 지난달 21일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 2019'에서 지상파 3사와 몇 몇 드라마들에 대한 제작비 전액 투자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웨이브는 오는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을 목표로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도표=콘텐츠웨이브)

현재 웨이브의 유료가입자 규모는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웨이브 측은 올 연말까지 140만명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기존 푹(POOQ)은 올해 초까지 유료가입자 72만명 수준에서 정체기를 겪었으나, 웨이브 출범 준비기간인 지난 4월부터 시작된 SK텔레콤의 제휴 프로모션으로 가입자 수가 급성장 중에 있다고 웨이브 측은 설명했다.

웨이브의 요금제는 월 7900원(1회선·HD), 10900원(2회선·풀HD), 13900원(4회선·UHD) 등 3가지로 출시된다. 넷플릭스의 월 구독료가 9500원~14500원인 점을 감안한 가격정책으로 풀이된다. 웨이브는 출범 기념 프로모션으로 신규 가입자에게 베이직 상품(월 7900원)을 3개월간 월 40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글로벌 OTT 기업들의 추가 공세로 OTT의 꽃이라고 불리는 오리지널 콘텐츠 부문에서 웨이브의 성공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최근 '2019 아시아 TV 드라마 컨퍼런스'에 참가해 총 10편 이상의 한국발 오리지널 시리즈가 준비·제작 중에 있으며 공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드라마, 스릴러, 로맨스, 리얼리티 쇼, 스탠드업 코미디 등의 다양한 장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현재까지 '킹덤2', '범인은 바로 너! 시즌2', '보건교사 안은영', '오징어 게임', '박나래:농염주의보', '나 홀로 그대', '인간수업' 등의 라인업이 공개됐다.

디즈니는 오는 11월 12일부터 OTT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하며, 국내 서비스 출범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점쳐지고 있다. 디즈니는 이를 위해 국내 드라마제작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 플러스'는 월 구독료를 6.99달러(약 8300원)로 책정했다. 11월 1일 출범하는 '애플TV 플러스'의 경우 아직 국내 출시 시기는 미정이지만 일단 100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월 구독료가 4.99달러(약5900원)라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날 웨이브 출범식에 참석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내 OTT 기업의 역차별 규제 우려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을 시사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축사에서 "융합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 나가겠다"며 "미디어의 공공성은 강화하고 새로운 산업의 혁신성이 미디어생태계 전체에 고루 스미도록 중지와 혜안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최기영 장관은 "정부는 통합 OTT의 출범이 산업계의 혁신 시도로만 그치지 않도록 기업들의 방송·미디어 분야 혁신서비스 개발과 경쟁력 제고를 뒷받침하겠다"며 "국내 방송·미디어 산업이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시장경쟁을 제약하는 낡은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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