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한일 지소미아(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연장 중단이 결정되자 마치 대한민국이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이들이 있다. 한일 간 맺은 지소미아는 3년 되었을 뿐이다. 일본에서 고급 정보를 공유받아왔다는 주장 역시 거짓말로 드러났다. 더욱 군사력을 키워서는 안 되는 일본이 지소미아에 집착하는 것은 군국주의 부활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이득도 되지 않은 일본과의 지소미아는 애초 졸속으로 체결된 협정이었다. 이명박 시절 몰래 추진하다 국민적 분노에 놀라 연기했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4%대였던 2016년 10월 지소미아는 속전속결로 체결되었다.

박근혜 정부의 비리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사이 대한민국 국방부장관과 일본 주한대사가 서명한 지소미아는 시작부터 황당했다.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것이라면 당사국 국방부장관들이 나와 협의하고 서명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일본이 요구해서 만든 지소미아에 대한민국은 국방부장관이 나서고 일본은 주한대사가 서명하는 기이한 모양새를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당시 기자들은 이 상황이 황당해서 취재를 거부한다는 취지로 카메라를 모두 바닥에 내려놓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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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는 결국 군국주의 부활에 사활을 건 아베 집단에게는 더없는 자료가 되었다. 한반도 유사시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일 '안보법제'를 아베 집단은 야당의 거부에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북한을 치겠다는 의지를 담은 법안이었다. 지소미아는 아베 집단을 위해 우리 고급 정보들을 넘겨주는 역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주도한 '한일 지소미아'는 기본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미 오바마 정부에서 한미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은 한미일 삼각동맹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을 위해 강요된 관계는 유지되기 힘들다. 더욱 일본이 온갖 로비를 해서 얻은 지소미아는 과연 무엇을 위함인가? 일본의 요청으로 한국 정부는 고급 군사정보들을 건네주었지만, 일본이 보낸 그나마 쓸만한 정보라고는 지소미아가 유지되는 3년 동안 2건이 전부였다.

북한 미사일 사진 정도가 일본이 준 군사정보의 전부다. 그 정보 역시 2017년 지소미아 연장을 할 시점에 건네주었다.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한 행동이다. 이후 일본은 우리를 통해 북한의 군사정보를 가져가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우리가 일본에게 받은 군사적 정보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는 경제 보복에 나섰다. 그리고 그 이유를 '믿을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믿을 수 없는 나라에 군사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는 제품들 수출을 규제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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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라 규정하고서는 군사정보는 계속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일본 아베 집단의 요구다. 이게 말이 되는가? 한국 정부는 당연히 믿지 못하는 나라와 중요한 군사정보 교류를 할 수 없다며 지소미아 중단을 결정했다. 이는 국가라면 당연히 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이 벌이는 행태는 매국에 가깝다. 자유한국당은 연일 한미동맹이 파괴되고, 북한에 의해 대한민국은 붕괴될 것이라는 6, 70년대에나 통할 것 같은 색깔론을 펴기에 여념이 없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합참작전본부장이었던 신원식의 행태는 총선을 앞두고 노림수가 있음을 외치는 모습이었다. 독립군을 때려잡았던 친일파 백선엽을 앞세운 예비역 모임을 만들어 자유한국당이 평생 이어온 색깔론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현역 군인들에게 쿠데타를 일으키라고 요구하는 모습이 정상일 수는 없으니 말이다.

정치에는 셈법이 존재한다. 대한민국 국익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일본과의 지소미아를 유지할 이유도 없지만, 유독 일본과의 관계에는 입 닫은 채 일본의 편에 선 모습을 보이는 행태가 과연 정상인지 되묻고 싶다. 일본 내부에서도 지소미아는 아베의 군국주의에 도움을 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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