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이 되고 싶나요? 그렇다면 가장 먼저 성형을 하세요. 요즘은 성형을 했다고 자신있게 밝혀도 전혀 흠될 것이 없고, 오히려 개그의 소재로까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춤을 배우고 아이돌을 뽑는 오디션을 보세요. 노래는 잘 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적당히 음치만 아니면 됩니다. 어차피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게 되면 다른 노래 잘 하는 멤버들이 다 받쳐주고, 불러봐야 몇 초되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돌이 되어 활동을 시작하면서 포지션을 나눌 때 반드시 이렇게 이야기 하세요. "너희가 노래와 춤을 맡으면, 난 예능을 맡겠다" 왜냐하면 개그맨이 꿈이니깐요.
2010/07/14 - 아이돌은 연예계를 파괴시키는 황소개구리일까?
개그맨들이 사라지고 있는 냉정한 현실
아직까지 설마하시며 긴가민가 하시는 분들 계시죠? 그렇다면 지금 현실을 한번 되짚어 볼까요?
현재 방송사들은 개그맨을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그맨의 주된 프로그램인 SBS의 웃찾사 폐지, MBC의 하땅사, 개그야 폐지. 유일하게 KBS의 개그콘서트만 남아 있죠. 예능들이 정통 코미디가 사라지고,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루면서 그런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사양의 길로 접어들었는데요. 몸으로 웃기는 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입담과 컨셉으로만으로 웃기는 시대가 되면서 굳이 망가지는 개그맨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웃기고 인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똑같이 웃기더라도 팬심이 약한 개그맨에 비해, 충성도가 높은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아이돌이 웃겼을 때 훨씬 파급력이나 주목도가 커지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MBC 세바퀴, 우결, SBS 스타킹, 강심장, 영웅호걸, KBS 승승장구 등과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도 아이돌들이 하나둘씩 고정자리를 꿰차고, MBC 꽃다발과 같은 아예 아이돌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대두되게 됩니다. 방송사에서도 기본적인 시청률을 만들어주는 아이돌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게다가 연말 시상식에서도 개그맨을 위한 상은 찾아볼 수 없고, 연예대상은 이제 개그맨들을 위한 시상식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MBC 무한도전에서 연말 시상식에 참여조차 하지 못했던 MBC 공채 개그맨들을 불러 정총무가 쏜다편을 통해 식사를 사주고 사기를 북돋아 주었을까요? 또한 정작 MBC 공채 개그맨임에도 불구하고 방치하고 있는 방송사를 대신하여, 일개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대역이나 스텝들이 해야 될 일들에 그들을 불러 없어진 개그맨들의 자리들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 씁쓸한 현실입니다.
개그맨이 설 자리는 어디에? 그래도 기회는 주어야
이런 개그맨들의 위기 속에서 KBS 1박2일에 출연 중인 강호동과 이수근은 "코미디언 아니가"를 주구장창 외치고 있고, MBC 2010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 역시 수상소감에서 개그맨들이 설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방송사에 부탁을 하기도 하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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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KBS 연예대상 코미디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병만 역시 각각의 방송사를 떠나 개그맨 전체에 대하여 위기의식을 느끼고, 자신은 KBS의 개그맨임에도 불구하고 MBC, SBS에 코미디에 대해 투자해 달라고 수상소감을 남기며 감동을 주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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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설 연휴 특집에서도 드러났듯이 방송사들은 무조건 시청률만 나오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서로 앞다퉈 개그맨들을 버리고 아이돌들만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방송된 설 연휴 예능 중 시청률 1위에 오른 것은 아이돌들의 프로그램이 아닌 SBS 동안선발대회(AGB닐슨 기준)였습니다. 오히려 아이돌을 타이틀로 내건 프로그램들은 모두 10% 미만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었죠.
물론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어버린 코미디 프로그램을 무조건 시청률에 상관없이 억지로 끌고 가야만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개그맨들이 설 자리는 있어야, 그들에게도 기회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리얼 버라이어티에 유독 약한 개그맨들도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이 설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스스로 꾀하고 시도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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