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조국 후보자 찬성 의견이 높아지자 조선일보가 리얼미터를 때리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리얼미터 조사결과를 두고 ‘정권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라며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5일 <또다시 정권 입맛 맞는 여론조사, 수사로 신뢰성 검증해야> 사설에서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비판했다. 리얼미터의 조국 후보 찬반 여론조사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조국 후보 찬성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두고 “많은 사람이 이곳이 이런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대로 되고 있다”고 썼다.

▲5일 조선일보 사설 '또다시 정권 입맛 맞는 여론조사, 수사로 신뢰성 검증해야'

조선일보는 “다음에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찬성이 더 높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선 일반 상식과는 동떨어지지만 정권 의도에 맞는 숫자들이 여론조사라는 이름으로 발표되고 있다. 정권은 이를 무리한 행위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하다”고 했다.

조선일보가 비판한 조사는 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론조사’다. 조사결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응답자는 51.5%, 찬성하는 응답자는 46.1%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조국 후보의 기자간담회 이후 찬반 격차가 12.0%p에서 5.4%p로 줄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라 규정했다.

조선일보는 리얼미터의 예전 여론조사를 언급했다. 조선일보는 “거액 주식 투자로 논란이 됐던 헌법재판관의 경우 처음엔 이 회사(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부적격 여론이 적격보다 두 배나 높았다”면서 “그러나 며칠 뒤 ‘찬성과 반대가 비슷하다’고 돌변한 결과가 나왔다. 청와대는 그 직후 임명을 강행했다. 나중에 조사 질문을 바꾼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민감한 정치 현안을 두고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선거법을 두고 여야 논란이 벌어지던 지난 4월 말 이 회사는 ‘여권 안’에 국민 절반 이상 찬성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면서 “그 후 여당은 선거법 강행 처리에 들어갔다. 당시 이 회사가 조사에 사용한 질문은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편 등 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였다. ‘여야 4당, 합의, 개혁’ 등의 표현으로 사실상 찬성을 유도하는 질문”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 회사는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이 차이가 거의 안 나는 결과를 내놓았다가 민주당 대표가 ‘10~15% 차이가 나야 정상’이라고 하자 일주일 만에 그 말대로 된 결과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여론조사 조작은 민주주의 작동 자체를 방해하고 기만하는 범죄와 같다”며 “여론조사가 정권의 무리한 행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면 더 심각한 국가적 문제다. 이 역시 검찰 수사로 흑막이 있는지 가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리얼미터가 조사한 조국 후보 관련 여론조사 질문 표 (사진=리얼미터)

조선일보가 리얼미터 때리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의 낙차가 크다는 이유로 조사 임의조정 의혹, 문 대통령 지지자 과잉대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일보·중앙일보에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일보는 리얼미터 비판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거짓 인터뷰’ 의혹도 받았다. 당시 조선일보는 리얼미터 비판 기사를 쓰면서 배종찬 인사이트케어 연구소장, 이준웅 서울대 교수 인터뷰를 했다. 이들은 리얼미터 조사방식에 왜곡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택수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배 소장은 (조선일보에)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고, 통화한 적조차 없다고 했다. 이래도 되는 것이냐”면서 “이후 배 소장은 기자님께 삭제 요청을 하고, 하지 않은 멘트의 경우 언론중재위에 소청한다고 하니, 배 소장과 한참을 전화로 실갱이 하다가 기사에서 배 소장 인터뷰 부분을 삭제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기사에서 배 소장의 인터뷰 내용은 사라졌다.

이택수 대표는 “인터뷰이였던 A 교수님(이준웅 교수로 추정)은 본인이 기자에게 설명한 내용과 전혀 다르게 기사화됐다고 당황스러워했다. ‘리얼미터의 문제가 아니라 통상적으로 여론조사 기관들이 조심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리얼미터가 엉터리라고 기사화됐다'고 이해를 구해왔다”고 밝혔다. 실제 이준웅 교수는 5월 20일 경향신문 <기자와 전화하는 법> 칼럼에서 언론인의 전화 인터뷰 방법에 대해 강한 비판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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