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결말을 향해 질주하는 <저스티스>가 마지막 변곡점을 지나기 시작했다. 많은 죽음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괴물들의 몰락은 서서히 하지만 강렬하게 이어지기 시작했다. 모든 열쇠를 쥔 송 회장을 흔든 것은 그가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아들이었다.

송 회장도 한때는 사회를 정의롭게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들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된 후 그의 삶도 달라졌다. 돈이 정의도 사는 세상에서 돈의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들을 잔인하게 폭행한 아이들과 그들 부모에게 무릎 꿇고 오히려 사과까지 한 송 회장은 다짐했다.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는 한 아들을 지킬 수 없다는 마음이 송 회장을 괴물로 만들었다. 물론 병원에서 받은 모멸감에 대한 복수심일 수도 있다. 괴물이 되기 위해 질주 본능만 키운 송 회장은 그렇게 태경을 만났다. 괴물이 되는 과정에서 자신을 막아 세우려는 모든 것들을 제거하는 과정에 태경 동생 태주도 있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저스티스>

애틋했던 태주의 죽음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복수를 하려는 태경을 도운 것이 송 회장이었다. 잔인한 방식으로 복수를 펼친 송 회장에게 모든 것을 바치기로 한 태경은 그렇게 함께 괴물이 되었다. 괴물로 살던 태경을 깨운 것은 7년 전 동생 죽음의 진실이었다.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했던 동생. 그 동생을 죽인 이가 바로 송 회장이라는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송 회장을 태경 혼자 단죄할 수는 없다. 거대한 돈 권력과 이를 통해 만들어낸 권력 인맥은 송 회장을 두려울 것 없는 진짜 괴물로 만들었다.

탐욕에 찌든 자들에게 권력을 주고 그들에게 비호를 받는 송 회장은 진정한 의미의 괴물이었다. 대한민국을 지배한다는 거대 재벌 후계자인 탁수호도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송 회장은 약점들을 잡고 있다. 결과적으로 송 회장이 무너지면 그 거대한 악의 커넥션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절대 무너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송 회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들 다음으로 좋아했던 이가 바로 태경이다. 자신을 보는 것 같기도 했던, 그래서 더욱 가족이 되기를 바란 송 회장은 흔들렸다. 탁수호는 그저 태경을 제거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만 송 회장은 다르다.

KBS 2TV 수목드라마 <저스티스>

손쉽게 태경을 제거할 수도 있지만 송 회장은 그럴 수 없었다. 탁수호와 다르게 송 회장은 태경을 제거할 수 없다. 이미 태경은 자신의 동생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쌓은 거대한 성을 무너트릴 생각도 없다. 하지만 태경을 죽이거나 하는 일은 할 생각이 없다.

수많은 비밀을 알고 있는 조현우가 스스로 태경의 편에 섰다. 조현우 역시 자신을 제거하려는 송 회장과 탁수호를 더는 믿을 수가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조현우라는 카드는 두 사람을 부담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괴물인 송 회장에게 자신을 배신한 자를 제거하는 방법은 익숙하다.

구치소에 있는 조현우는 목표가 되었고, 그렇게 자살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은 기레기의 전형으로 다가온다. 돈 몇푼에 기사 쓰는 기레기들 무리는 이제 방향을 바꿔 태경을 공격한다. 송 회장의 공격에 궁지에 몰린 태경을 구한 것은 대진이었다. 송 회장이 스스로 괴물이 되는 이유가 되었던 아들 대진은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친구인 태주를 죽게 사주한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KBS 2TV 수목드라마 <저스티스>

대진은 괴롭힘을 당하던 시절 유일하게 자신을 도와준 친구 태주에게 고마워했다. 그런 친구가 어느 날 사망했는데, 그 친구를 죽음으로 이끌게 한 이가 아버지라는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을 위해 미친 듯 질주했던 송 회장은 더는 그 길을 갈 수가 없었다.

거대한 돈을 미끼로 던져 문제의 동영상을 얻으려던 노력도 허사가 되었다. 그렇게 공개된 영상으로 인해 혈맹과 같다고 생각한 이들도 송 회장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려는 상황에서 송 회장은 스스로 비밀장부를 들고 태경과 서 검사를 찾았다. 마지막 반전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송 회장 스스로 모든 죄를 자백하고 아들을 살리려는 노력은 탁수호 몰락까지 이끌 수 있을까?

<저스티스>는 후반으로 가며 조금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정해진 결론으로 가는 과정에서 조급함이 보이지만, 묵직한 분위기에 '정의'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요소들이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배우들의 연기도, 전체적인 톤을 잘 잡아낸 제작진의 노력도 보기 좋다. 많은 죽음들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은 존재한다. 이제 마지막 이야기를 통해 <저스티스>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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