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한 청년을 '수꼴'(수구 꼴통)이라고 비하해 논란을 빚은 변상욱 앵커가 YTN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사과의 글을 게재하며 뉴스 진행 하차를 시사했다.

변 앵커는 29일 밤 YTN 사내게시판에 글을 게재해 "저의 부적절한 언사로 국민의 신뢰를 받아 온 YTN의 위상과 구성원 여러분의 명예에 피해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 앵커는 이 글에서 현재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의 하차를 시사했다. 변 앵커의 SNS 글이 논란이 일면서 YTN 시청자게시판에는 변 앵커 하차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YTN 내부에서도 변 앵커의 하차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변 앵커가 가벼운 언행으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프로그램 하차를 포함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회사에 요구한 상태다.

변 앵커는 "제 실수의 무게를 제 스스로 견뎌낼 수 있을까 두렵다. 구성원들의 의견도 전해 들어서 알고 있다"며 "당장 앵커석을 떠나는 것이 YTN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저를 위해서도 낫겠다는 생각이 수시로 떠오른다. 다만 그것이 회피인지 책임을 다하는 것인지 고민스러울 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하시라도(언제라도) 제 고민이 다하면 입장을 다시 밝히겠다. 그 전에라도 YTN이 제게 어떤 요구를 해오면 흔쾌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지난 4월 10일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서 열린 '뉴스가 있는 저녁' 기자간담회에서의 변상욱 앵커. (사진=YTN)

아울러 변 앵커는 "제가 청년을 비롯한 약자의 처지를 깊이 헤아리고 그들을 위해 살아왔노라 자신하지는 못하겠다"면서 "하지만 그들을 아프게 할 고의는 없었다는 점은 꼭 말씀 드리고 싶다. 그럴 정도로 악하게 살아오지는 않았다는 점을 혜량해 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논란 직후 변 앵커는 이번 주 휴가를 내고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다. YTN 사측은 아직까지 변 앵커 거취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논란은 지난 24일 자유한국당 장외집회 현장에서 조국 후보자를 비판한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의 발언을 변 앵커가 비하하면서 빚어졌다.

당시 집회 현장에서 백 대표가 "저는 조국 같은 아버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이렇게 섰습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변 앵커는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 이래저래 짠하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논란이 일자 변 앵커는 다음 날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고 "청년들의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변 앵커는 1983년 CBS PD로 입사해 보도국 부국장, 대기자, 콘텐츠 본부장 등을 지냈다. 1996년 한국민주언론상, 2005년 방송대상 라디오 시사 부문 상, 2015년 제14회 송건호 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올해 초 CBS에서 정년퇴임한 뒤 지난 4월부터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한국방송협회는 내달 3일 열리는 제46회 한국방송대상에서 변 앵커가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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