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변상욱 YTN 앵커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한 청년을 비난하는 SNS 글을 올려 논란인 가운데 YTN 내부에서 변 앵커의 프로그램 하차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지민근)는 26일 성명을 내어 "회사는 변 앵커의 프로그램 하차를 포함해 실추된 YTN의 명예를 되찾을 방안을 하루속히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변 앵커는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이 시각 광화문, 한 청년이 단상에 올랐다"며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저는 조국같은 아버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이렇게 섰습니다"라고 말한 청년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변 앵커는 "그러네. 그렇기도 하겠어.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 이래저래 짠하네"라고 청년을 비난했다.

지난 4월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서는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변상욱 앵커(오른쪽)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YTN)

해당 게시글 공유 직후 변 앵커의 발언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수꼴 발언 논란'이 일자 변 앵커는 25일 사과했다. 변 앵커는 자신의 SNS에 "어제 올린 저의 글이 논란이 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질책의 글들과 반응들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다"며 "젊은 세대가 견고한 기득권층의 카르텔 속에서 공정함을 갈구하고 있음을 이해한다고 여겼지만 저 역시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진영논리에 갇혀 청년들의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변 앵커는 "이 기회에 청년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도덕적 요구를 더욱 마음에 새겨 함께 고민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데 힘쓰겠다. 올린 글의 수꼴 등 경솔한 표현 역시 아프게 반성하고 있다. 제 글로 마음을 다친 당사자 및 관련된 분들께도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변 앵커의 사과에도 YTN 시청자게시판에는 YTN을 비판하고 변 앵커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27일 현재까지 줄을 이으며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을 진행하는 변 앵커는 일단 이번 주 휴가를 내고 자숙의 시간을 갖기로 한 상태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아무리 방송이 아닌 개인 SNS에 피력한 의견일지라도 그것을 오롯이 '앵커 개인'의 생각으로만 여기기는 쉽지 않다.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회사 전체의 의견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며 "YTN 앵커가 하는 말은 곧 YTN의 말로 인식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언론노조 YTN지부는 "변 앵커는 대기자로서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대신 한없이 가벼운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그 결과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서 다른 쪽으로 지명도를 높이고 말았다"며 "이 과정에서 YTN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구성원들의 자긍심은 땅에 떨어졌고,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추락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언론노조 YTN지부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비판 집회 참가자를 '수꼴'로 비하하는 앵커가 방송에서는 태연히 조국 관련 소식을 전한다면, 누가 그 뉴스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변상욱 앵커가 휴가를 마치고 당장 다음 주 다시 진행자석에 앉았을 때 시청자들의 불신과 분노가 얼마나 누구러져 있을지부터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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