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MBC 사장 공모에 7명이 최종 응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정치권에 몸 담았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사장이 되려한다는 비판과 견제를 받고 있는 일부 인사가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마감된 MBC 신임 사장 공모에는 엄기영 MBC <뉴스데스크> 앵커와 신종인 MBC 부사장, 구영회 삼척MBC 사장, 김재철 울산MBC 사장, 배귀섭 대전MBC 사장 등 현직 5명과 은희현 전 제주MBC 사장, 김진희 전 MBC 교양제작국장 등 전직 MBC 출신 2명이 출마했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됐던 김우룡 방송위원과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구본홍 전 MBC 보도본부장은 응모하지 않았다.

MBC본부 "정치권에 줄댄 인사는 사장후보에서 배제하라"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미디어스
정치권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줄을 대고 있는 인사들의 사장 공모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박성제)는 29일 오후 성명을 통해 "정치권에 줄댄 부적격 인사는 사장 후보에서 배제하고 공영방송을 수호할 적임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사실상 김재철 울산MBC 사장과 은희현 전 제주MBC 사장의 후보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김재철 울산MBC 사장은 지난 해부터 한나라당과의 접촉이 잦아 이른바 '친정권 인사'로 도마 위에 올라 MBC본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은 인사다. 은희현 전 제주MBC 사장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에서 TV토론대책위원회 방송특보로 활동한 전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29일 성명에서 김재철 울산MBC 사장을 향해 "지난 10일 조합이 '정치권에 줄 댄 사장후보는 절대 안된다'는 성명을 통해 K모씨가 사장 후보로 나서지 말 것을 경고했다"며 "그가 이미 작년부터 공공연히 한나라당 행사에 참여해 왔던 사실을 통해 '정치적 편향성'을 확인한 것이고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기관의 수장으로서 부적격함을 지적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재철·은희현씨 등 '정치적 편향성' 인사, 공영방송 MBC 사장 부적격"

MBC본부는 이어 "그러나 K모씨는 1월 25일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한 메일을 발송, 사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마침내 사장 공모에 나섰다"며 "그는 '이명박 당선인과의 부인할 수 없는 오랜 친분 관계'를 밝히고 그것은 '회사가 부여한 직무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가 사장이 된다면 MBC는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하던 부끄러운 과거로 되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K씨는 지금이라도 공모신청을 철회하고 조합이 지난 성명을 통해 주문한 대로 정치권에 봉사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또한 은희현 전 제주MBC 사장에 대해서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방송특보를 지낸 E모 전 지방 MBC 사장의 사장 후보 포기를 권한다. E모씨가 MBC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은 MBC 사장 후보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고, 호시탐탐 MBC 민영화를 획책하는 한나라당에 들어가 MBC 공영체제 수호를 설파하고 관철시키는 것임을 충고한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한편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향해 "공모에 응한 후보들 중 정치권에 줄을 댄 인사는 일차적으로 제외하고 나머지 인사들에 대해서 엄정한 평가, 검증 과정을 거쳐 공영방송 MBC의 수장을 선출해야 한다"며 "만일 정치적 중립성을 기대할 수 없는 후보에 대해 적당히 봐주기 자세를 보인다면 방문진 이사회는 그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방문진은 다음달 1일 서류전형을 통해 후보자를 압축하고, 15일 경영계획 발표 및 면접을 거쳐 사장 후보 1인을 내정하게 된다. 선출된 사장 내정자는 2월 29일 주주총회에서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

다음은 29일 발표한 MBC본부 성명 전문이다.

공영방송 수호의 적임자 선출을 기대하며
- 정치권에 줄댄 인사는 사장후보에서 배제하라 -

새로운 사장을 위한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오늘 오후 6시에 마감된 사장 후보 응모 결과, 전 현직 MBC 간부출신 7명이 사장후보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공영방송 MBC의 미래를 책임질 사장직에 열정과 능력을 갖춘 많은 인사들이 후보로 등장,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쳐 적임자를 선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래왔다. 다만, 노보와 성명을 통해 사장후보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했었고, 기준에 미달되는 인사들은 스스로 사장 공모에 응하지 말 것을 요구했던 바 있었다.

그 기준들은, 첫째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위상을 지켜내겠다는 확고한 소신, 둘째 여야를 떠나 정치적 외풍을 지켜낼 중립성, 셋째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리더십, 넷째 새로운 방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통찰력과 CEO로서의 균형감각이었다.

아울러 정치권에 줄을 대 사장이 되려는 인사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장 부적격자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런데 공모에 응한 인사들 중 K모 지방 MBC 사장과 E모 전 지방 MBC 사장은 공공연히 정치권과의 인연을 맺어 온 사람들이다.

특히 K모씨에 대해서는 지난 10일 조합이 ‘정치권에 줄 댄 사장후보는 절대 안된다’는 성명을 통해 그를 지목하고 사장 후보로 나서지 말 것을 경고한 바 있었다. 그러나 조합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1월 25일 전사원을 대상으로 한 메일을 발송, 사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마침내 사장 공모에 나선 것이다.

그는 메일을 통해 ‘이명박 당선인과의 부인할 수 없는 오랜 친분 관계’를 밝히고 그것은 ‘회사가 부여한 직무의 결과’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는 특정인과의 사적인 친분 그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 아니다. 그가 이미 작년부터 공공연히 한나라당 행사에 참여해 왔던 사실을 통해 ‘정치적 편향성’을 확인한 것이고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기관의 수장으로서 부적격함을 지적한 것이다.

더구나 복수의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K씨가 MBC 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던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그가 사장이 된다면 MBC는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하던 부끄러운 과거로 되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K씨는 지금이라도 공모신청을 철회하고 조합이 지난 성명을 통해 주문한 대로 정치권에 봉사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

또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방송특보를 지낸 E모 전 지방 MBC 사장에 대해서도 사장 후보 포기를 권한다. E모씨가 MBC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은 MBC 사장 후보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고, 호시탐탐 MBC 민영화를 획책하는 한나라당에 들어가 MBC 공영체제 수호를 설파하고 관철시키는 것임을 충고하고자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위원장 박성제)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요구한다. 공모에 응한 후보들 중 정치권에 줄을 댄 인사는 일차적으로 제외하고 나머지 인사들에 대해서 엄정한 평가 검증 과정을 거쳐 공영방송 MBC의 수장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만일 정치적 중립성을 기대할 수 없는 후보에 대해 적당히 봐주기 자세를 보인다면 방문진 이사회는 그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지난했던 방송민주화 투쟁의 성과로 쌓아 올린 ‘방송의 공공성, 독립성’이란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방문진 이사회는 비상한 각오로 사장 선출과정에 임해야 할 것이며 그 과정을 우리는 두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2008년 1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