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일본 아베 정권의 수출규제로 국민적 공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개신교를 중심으로 우리 정부가 일본에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다. '친일을 해야 나라가 산다'는 비상식적 주장이 유튜브를 타고 확산되고 있어 일본 여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MBC '스트레이트'는 5일 방송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 집회 현장을 조명했다.

MBC '스트레이트' 8월 6일자 방송화면 갈무리.

해당 집회는 지난 1일 엄마부대, 엄마방송 등 극우단체들 주최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문재인이 머리를 숙이고 일본에 사죄하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됩니다", "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일본 화이팅"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스트레이트' 취재 결과 해당 집회를 공지하고 참가를 독려한 곳은 일부 개신교 교인들의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이었다. 해당 카톡방에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노골적인 일본 옹호 발언이 담긴 글과 유튜브 영상이 공유되고 있었다. '한국의 근대화는 일제시대부터 시작됐다. 일본 덕분',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그냥 화풀이일 뿐이다', 'Yes Japan'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한 목사는 설교영상에서 "대한민국은 2차 대전의 승전국아 아니다. 오히려 일본의 식민지로서 일본과 함께 전쟁의 전범"이라며 "일본이 한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해준 거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대한민국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과연 어떻게 처리하실 것 같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을 취재한 양윤경 MBC 기자는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놀라운 건, 우리나라에서 적어도 상식적인 정서라면 이런 발언들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데, 여기서는 매우 자연스럽다"며 "이 안에서는 거리낌이 없다. 그냥 (카톡방에)올라오면 '그런가 보다'하고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장구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들은 대체로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유되는데, 해당 유튜브 영상들이 일본 우익세력에 의해 일본어로 번역돼 일본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일언론인인 유재순 JP뉴스 대표는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본 우익단체들에 (한국의 유트브 영상이나 글을)그대로 번역하는 전문 집단이 있다. 한국에서 일본을 지원사격 하는 듯한 단체나 발언이 있으면 즉각 일본어로 번역해 영상으로 만들어 띄운다"고 전했다.

또 유 대표는 "산케이신문, 후지텔레비전 등 우익 매체들은 혐한에 가까울 정도의 망언과 가짜뉴스까지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면서 "우익 단체들은 이런 매체들에서 아무 여과 없이 보도된 가짜 뉴스들을 자막만 씌워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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