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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에도 '강제징용 판결 압박', 일본이 노린 것은 주권[미디어비평] 탁발의 티비 읽기
김기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30 12:34

29일 JTBC <뉴스룸>이 톱기사로 다룬 것은 일본 정부가 6년 전부터 한국 정부에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압박해온 사실이었다. 대외비였던 외교부 문건에 담긴 한일 외교부 국장들의 대화는 참담했다. 차마 주권국가 사이의 평등한 관계라고 할 수 없는 대화를 나눈 것이었다.

일본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판결에 한국의 대응을 요구했고, 박준용 당시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은 이 문제에 대해 검토해 나가고 있다는 대답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일, 6년 전부터 '강제징용 판결 압박'…외교부 문건 확인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일본이 우리나라의 법원 판결에 대해서 압박했다는 것은 결과와 무관하게 명백한 주권 침해이다. 더 참담한 것은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이해할 수 없고, 용납할 수도 없는 굴욕적 대응이다.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양승태 대법원은 이를 수용해 판결을 미루었다. 심지어 일본은 문재인 정부에게도 같은 요구를 해왔다.

삼권분립에 대해서 물러설 수 없다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도, 일본이 아랑곳하지 않고 법원 판결에 정부의 개입을 요구한 것은 그럴 만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일본의 요구에 순순히 따라줬기 때문이고,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삼권분립 체계를 무시하는 것이다. 현재 아베 정권이 수출규제 및 화이트 국가 제외 등의 보복조치가 문재인 정부를 흔들려는 것임을 굳이 감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 6년 전부터 '강제징용 판결 압박'…외교부 문건 확인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일본의 막무가내식 요구와 입장은 사실 충분히 짐작하고 의심해왔던 것들이다. 결국 JTBC 보도로 사실이 밝혀진 것이지만, 일본 정부와 당시 박근혜 정부에 분노를 참을 수 없을 따름이다. 민주국가는 엄격한 삼권분립의 토대 위에서 존재 가능한 체계이다. 이를 무시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질서를 허무는 것이고, 심지어 그 원인이 다른 나라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면 법질서 무시를 넘어 심각한 주권 포기 행태인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한술 더 떠서 일본과 위안부 합의를 단행했다. 이에 대한 피해자와 국민 대다수의 반대 의견은 무시했다. 차마 주권국가라고 하기 어려운 행보들이었다.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정부가 아니라 ‘일본 총독부의 부활’이라며 분노하는 모습이다. 부끄럽고 참혹하다는 반응이다.

JTBC의 보도로 더 명확해진 것은 일본의 경제적 도발이 한국의 주권을 무너뜨리려는 의도이며, 이에 대해 강력하게 맞서는 것은 국가 존립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일본 아베 정권은 우리나라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뜻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믿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것이 막히자 경제보복이라는 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현 정부 들어서도…일, 한국 법질서 무시 '막무가내 요구'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이와 같은 사실은 현재 진행 중인 일본과의 경제 전쟁을 우리가 이겨야 할 분명한 이유가 된다. 감히 한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려고 했고, 그 요구가 막히자 수출규제 및 경제적 부분에서 보복을 가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 국민이 뼈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 시민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은 일본을 굴복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 새삼 시민들의 통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의도가 명백해진 이상 정부도 국민도 일본에 대해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게 됐다. 일본이 과거를 사과하지 않는 이유가 또한 거기에 있었다. 피해가 없는 전쟁은 없다. 승자라 해도 마찬가지다. 일본과의 이 전쟁은 우리나라의 주권을 지키고, 그 존엄을 세우는 일이다. 어떤 피해가 뒤따른다 해도 포기하거나 중단할 수 없는 싸움인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김기 칼럼니스트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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