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해 청와대에 "힘을 모아준다고 문재인 정권이 대일 외교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대일 외교에서 손을 떼고 "죽창가만 부르라"는 식이다.

17일자 조선일보는 선우정 부국장 겸 사회부장의 <청와대는 차라리 죽창가만 불러라> 칼럼을 게재했다. 선우 부국장은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당연하다"면서도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힘을 모아준다고 문 정권이 대일 외교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했다.

▲17일자 조선일보 칼럼.

선우정 부국장은 "문 정권은 법적 배상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위안부 합의를 부정했다"며 "서로의 이익을 위해 불법성을 명시하지 않은 합의가 국제 관계에서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정권이 징용 문제에서만 '의도적 모호성'이란 외교의 원칙을 허용할 리 없다"며 "이런 자세로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선우정 부국장은 "다음은 외교와 사법의 정책적 협의를 적폐와 불법으로 몰아 단죄함으로써 사법부를 성역화하고 '사법 자제'라는 또 다른 외교의 원칙을 무너뜨린 일"이라며 "국제 관계에서 사법부가 외교를 지배하도록 놔두는 정신 나간 정부는 없다. 지금 우리 현실에선 정권이 일정한 양보로 합의를 이룬다고 해도 '헌법 정신'을 내세운 모험적 판사에 의해 간단히 부정될 수 있다. 일본이 아니라 다른 어떤 나라도 이런 일을 반복해서 겪으면 상대를 불신하다"고 썼다.

선우정 부국장은 "색안경을 벗으면 한국 사회에는 많은 일본 전문가가 있다"며 "일본과의 장기전을 위해선 외교만이 아니라 역사, 정치, 통상과 국제법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우정 부국장은 "청와대는 끼어들지 말고 차라리 죽창가만 부르는 게 낫다"며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꾸려 전문가에게 힘을 실어라. 어떤 선택이라도 전문가를 존중하고 전략적 양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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