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서울신문이 1면을 통해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편법승계를 지적했다. 서울신문 특별취재팀은 “호반건설의 이번 서울신문 주식매입을 언론 사유화 시도로 규정 짓고 호반건설의 도덕성과 기업 행태 등을 조목조목 분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서울신문의 3대 주주다.

서울신문은 15일 1면 <호반건설, 8조 그룹지배권 ‘꼼수 승계’> 기사를 통해 호반건설의 문제점을 밝혀냈다. 서울신문은 김상열 호반건설그룹 회장이 그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김대헌 부사장(김상열 회장의 아들)의 회사를 키워줬다고 지적했다. 언론사가 주요 주주 비판 기사를 쓰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5일자 서울신문 3면.

서울신문은 특별취재팀은 “호반건설이 언론사 대주주로서 적합한지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기사를 쓴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은 “공영언론의 길을 걸으며 그 어떤 환경에서도 진실의 촛불을 밝히고자 노력했던 서울신문 115년 역사상 처음으로 사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면서 “언론이 특정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여론을 호도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썼다.

서울신문 특별취재팀은 “중앙 종합일간지만큼은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의 사유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금융회사 대주주 승인 때처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호반건설의 이번 서울신문 주식매입을 언론 사유화 시도로 규정 짓고 호반건설의 도덕성과 기업 행태 등을 조목조목 분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편집국 관계자는 “서울신문은 독립언론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반건설의 주주 참여는 독립언론에 대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면서 “실제 건설자본에 인수당한 지역 언론사의 논조는 급격하게 대주주 쪽으로 기울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기사”라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의 장형우 지부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공정보도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 서울신문 주주에 대한 검증작업”이라고 말했다. 장형우 지부장은 “호반건설은 1대 주주가 되려는 의지를 가지고 서울신문에 들어온 것”이라면서 “언론은 거기에 맞서 ‘건설자본이 1대 주주가 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호반의 고용 승계·일감 몰아주기는 명백히 잘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형우 지부장은 “노동조합은 호반건설이 서울신문의 1대 주주가 되는 걸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면서 “현재 우리사주조합이 1대 주주가 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 역시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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