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일본이 한·일 무역당국 간 실무회의에서 한국 실무진에게 명백한 홀대를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 실무진이 입장 시 일본 측에서 기립을 하지 않는 등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는 “명백한, 의도적인 홀대”라면서 “일본은 한국이 백기 투항할 때까지 경제 제재를 밀고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일 한·일 양국은 무역당국 실무진 회의를 개최했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서로의 입장을 전하는 자리였다. 이날 일본은 한국 측 실무진을 의도적으로 홀대하려는 모양새를 보였다. 일본 측은 기자재가 쌓여있는 창고에서 회의를 진행했으며 한국 실무진이 입장했을 때 기립 인사를 하지 않았다. 한국 실무진은 특별한 성과 없이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열린 한일 양국 무역 분쟁 과장급 실무회의(사진=연합뉴스)

장정욱 교수는 1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문화와 맞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장정욱 교수는 “일본 회사나 학교 입학시험의 경우 심사위원은 앉아 있다”면서 “그 경우는 응시생으로 왔기 때문에 앉아있는 거다. 이외에는 완전히 기립하지 않더라도 조금 일어서는 자세를 보인다. 의도적 홀대”라고 지적했다.

장정욱 교수는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타협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측에 백기투항을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정욱 교수는 “2일 일본 여야 대표들이 참여한 TV 토론회가 있었다. 사회자가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질문을 하자 아베는 본인의 분노를 드러냈다”면서 “그때부터 마음의 작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장정욱 교수는 일본이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 이번 한·일 갈등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장정욱 교수는 “일본은 헌법을 바꾸고자 하는데 일본 국내 여론이 만만치 않으니까 국제 정치에 (대중의) 관심을 돌리고 싶어한다”면서 “북한·중국·러시아는 자기들의 손이 아플 뿐이다. 제일 만만한 게 한국”이라고 말했다.

장정욱 교수는 “일본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일 갈등이) 시작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상륙”이라면서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고 위안부 합의도 잘 안 됐다. 박 정권은 중국 쪽에 기울어졌다. 일본은 그때부터 한국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는 감정을 계속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장정욱 교수는 “일본이 본격적으로 (경제 제재를) 시작한다면 (한국에) IMF 정도의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 정도의 각오를 하고 인식을 새로이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정치적으로 타협을 꾀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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