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YTN 조준희·최남수 사장 시절 핵심 경영진이었던 김호성 YTN라디오 상무에 대한 해임 문제를 두고 YTN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지민근)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연성명을 냈다. 지난 9개월 간 노조의 김 상무 해임 요구를 두고 정 사장이 입장을 번복해왔고, 결국 김 상무의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는 안건이 YTN라디오 이사회에 상정되는 결과로 이어져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김호성 YTN라디오 상무 (사진=전국언론노조 YTN지부)

김 상무는 YTN 창립 멤버이자 초대 노조위원장이다. 2012년 다른 부장급 직원 4명과 함께 'YTN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우리의 호소'라는 기명 성명을 발표하고 좌천됐다.

그러나 2015년 '낙하산 밀실 인사' 논란이 일었던 조준희 사장 시절 기획조정실장으로 발탁된 이후 YTN 총괄상무를 역임하면서 YTN 구성원들에게 보도 공정성 및 해직자 복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맥락에서 2017년 조준희 사장 사퇴 이후 사장직무대행으로서 사장 공모에 '셀프 출마'해 노조로부터 비판받았으며 지난해 최남수 사장 퇴진 국면에서 최 사장과 함께 퇴진 요구에 직면했다.

최 사장 사퇴 이후 다시 사장직무대행을 맡은 김 상무는 '새 대표이사가 오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상무가 YTN 상무직만 내려두고 자신이 겸직하고 있던 자회사 'YTN라디오'의 상무 자리를 지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YTN지부의 비판이다.

2017년 12월 서울 상암동 YTN사옥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최남수와 적폐 투쟁을 위한 총력 투쟁 선포식'. '혼란분란 조장하는 김상무 즉각사퇴'라는 피켓이 내걸려있다. (사진=미디어스)

YTN지부는 성명에서 "벌써 9개월째, 참을 만큼 참았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이번 사태를 방조하고 악화한 회사의 행태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파업 투쟁 이후 입성한 사장이 구성원 절대다수의 간절한 여망을 기어이 짓밟고 불의와 손쉽게 타협하는 최악의 선택을 강행할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YTN지부는 김 상무 해임에 대한 정 사장의 입장번복을 질타했다. YTN 지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열린 YTN 주주총회를 앞두고 정 사장은 김 상무에게 자진사퇴를 제안했다. 그러나 김 상무가 제안을 거절했고, 오히려 정 사장과 회사는 YTN라디오 감사위원회 위원장 선임(겸직) 안건을 주총에 상정했다. 해당 안건은 개인 주주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YTN지부에 따르면 YTN라디오 개인 주주가 임시 주총을 열어 김 상무 해임 안건을 처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정 사장은 지난달 말 주총 소집을 보류하고 또 다른 중재안을 김 상무에게 제안했다.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 비등기이사로 재계약하자는 내용이었는데 이 제안 역시 김 상무는 거절했다.

최근 정 사장은 "김호성 해임 트랙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으나 또 다시 김 상무의 직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1일 열리는 YTN라디오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은 김 상무의 등기이사직을 유지한 채 보수 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YTN노조는 "10년 만에 들어선 새로운 리더십이 그 정도의 개혁성과 과단성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 허탈함과 열패감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YTN지부는 "일말의 반성도, 사과도 없는 후안무치에게 쩔쩔매며 책임을 읍소해야 하는 이 어이없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적폐 청산은 제대로 이뤄졌는가. 오히려 우리는 누군가에게 완벽히 모욕당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YTN지부는 내일(19일) 오전 11시 상암동 YTN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문제들을 시민사회에 알릴 계획이다. 또한 조합원 총의를 모아 YTN라디오 이사회에 김 상무의 해임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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