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BS 일감 싹쓸이 의혹을 받는 ‘후니드’에 대한 SBS 사내감사가 무산됐다. SBS 사측이 임명한 임석식·곽상현 사외이사가 ‘검찰 수사’를 이유로 감사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감사위원들의 직무유기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언론노조 SBS본부는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과 SK그룹 3세 최영근 씨가 함께 만든 ‘후니드’가 SBS 내 일감을 싹쓸이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현재 후니드는 SBS 내 미화·차량·방송제작·케이블 채널 조정실 인력 수급, SK 그룹 급식 위탁을 맡고 있다. SBS본부에 따르면 후니드는 다른 용역업체와 비교해 특혜적 이익을 보장받고 있다.

▲SBS 사옥 (사진=연합뉴스)

SBS본부는 지난달 21일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SBS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에 해당 고발이 접수됐다. 후니드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일자 SK그룹은 급식위탁업체를 긴급 교체했다.

SBS본부의 노보에 따르면 12일 SBS 감사위원회가 소집됐다. 손철호 사외이사가 후니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사측이 임명한 사외이사들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감사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SBS본부는 “사측 감사위원들은 박정훈 사장에 의한 탈세 거래 지원 의혹에 대한 특별 감사 요구, 부천 영상문화사업 단지 공모 탈락 과정에 대한 특별 감사 요구를 포함해 3차례에 걸친 감사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고 밝혔다.

SBS본부는 “최근 폭로된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과 그 주변의 온갖 범죄 혐의들은 적절한 내부 감시와 투명한 감사위원회 활동이 보장됐더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사안들”이라면서 “감사는 기업 활동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임무다. 하지만 현 SBS 감사위원회는 대주주의 거수기 노릇에 급급한 사측 감사위원들의 직무유기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BS본부는 “검찰 수사가 감사 거부의 이유라면 앞으로 SBS 경영 투명성 검증은 모조리 검찰에 맡기면 될 일”이라면서 “주어진 권한과 책무를 제대로 수행할 생각이 없다면 임석식 이사와 곽상현 이사는 더는 SBS 구성원들의 인내를 시험하지 말고 당장 사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SBS본부는 “노동조합은 SBS 사태 악화에 기름을 붓고 있는 감사위원들의 직무유기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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