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목사가 설교 중 “대통령 하야하라”·“대한민국이 빨갱이가 돼서 사라질 것이다” 등의 정치적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한기총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의 김인기 목사는 “(전광훈 목사는) 독선적이고, 교주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본인이 정치를 하려면 정치인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기총은 개신교 중 보수 성향의 종파가 모인 연합단체다. 지난달 20일 MBC '스트레이트'는 전광훈 목사가 예배 시간을 이용해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에 대한 투표를 독려하고, "내년 총선에는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버려야 해. 지금 국회가 다 빨갱이 자식들이 다 차지해 가지고 말이야"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을 고발했다.

▲MBC 스트레이트 방송화면 갈무리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전광훈 목사는 19대 대선 당시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단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에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해 5월 장 목사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법정 구속을 명했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해 6월 병보석으로 석방됐다. (관련기사 ▶ 한기총, MBC 규탄 성명 "공산주의·반기독교 언론")

이에 대해 한기총 비대위의 김인기 목사는 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전 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회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실현시켜 한기총을 극단적인 정치 집단으로 만들어 왔다”고 비판했다. 김인기 목사는 “전 목사는 공개되는 집회 설교 때 ‘쓰레기 같은 것들’, ‘미친 것들’ 이런 막말을 서슴없이 했다”면서 “내가 너무 지나치다고 하자 전광훈 목사는 문자를 통해서 회원들에게 ‘자기는 선지자 입장에서 얼마든지 책망할 수 있다. 예수님은 이보다 더 심한 책망을 했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김인기 목사는 전광훈 목사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인기 목사는 “한기총은 연합기관이다. 그런데 전 목사는 한기총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총회대의원 가입 절차’를 위반했다”면서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의원을 중심으로 전국의 253개 지구에 위원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김인기 목사는 “내년 4월 총선을 위해서 한기총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기 목사는 “지난달 27일 한기총 비대위를 발족해서 성명을 발표할 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광훈 목사와 대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비대위에서 사전선거법 위반으로 전 목사를 고소하려고 했는데, 한기총 임원 중 소심한 분들이 많다. (전 목사가) 강압적으로 회유하니까 몇몇 분들이 흔들려서 고소를 진행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인기 목사는 “한기총이 보수 단체지만 그 안에는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면서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인 행보는 너무 지나쳤다. 본인이 정치를 하려면 정치인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기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직함을 이용해서 왜 교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냐”면서 “전광훈 목사의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