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또 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정용기 정책위 의장, 민경욱 대변인에 이어 이번엔 한선교 사무총장이다. 한 사무총장은 취재를 위해 바닥에 앉아있는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을 하는구먼, 걸레질을 해"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가 "항상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 심사일언, 즉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사자성어처럼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3일 오전 한국당 최고위원회가 끝난 직후 몇몇 기자들이 황교안 대표에게 현안질의를 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있었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황 대표가 회의장에서 나오자 황 대표의 브리핑을 가까이서 듣기 위해 앉은 채로 바닥에서 이동을 했다. 그러자 한선교 사무총장은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먼, 걸레질을 해"라고 말했다.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연합뉴스)

한선교 사무총장은 "(기자들이) 자리를 앞으로 가려고 엉덩이로 밀고 가니까 보기 좋지 않아서 그렇게 말했다"고 해명했지만, 막말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결국 한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기자들의 취재환경이 열악해 고생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라고 말을 바꿨다.

한선교 사무총장은 입장문에서 "금일 오전 10시 경, 최고위원회의 회의장 앞에서 당 대표 취재를 하기 위해 복도 바닥에 앉아있던 기자가 회의장에서 나오는 당 대표를 보고 엉덩이를 복도 바닥에 댄 채 움직이는 것에 빗대어 '걸레질을 하네'라고 발언한 것은 기자들의 취재환경이 열악하여 고생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로 상대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더 이상 오해의 소지가 없기를 부탁드린다. 앞으로 최고위원회의 후 회의장 안에서 취재할 수 있도록 검토하는 등 열악한 취재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선교 사무총장의 막말은 황교안 대표가 언행에 주의해달라는 당부를 한 직후 나온 것이라 논란을 더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황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소위 거친 말 논란에 시달리는 것과 관련해 안타까움과 우려가 있다"며 "항상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 심사일언, 즉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사자성어처럼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국민이 듣기 거북하거나 국민의 마음에서 멀어지는 발언을 한다면 그것은 곧 말실수가 되고, 막말 논란으로 비화된다"며 "문재인 정권과 여당, 여당을 추종하는 정당·단체의 비상식적이고 무례한 언행에 대해 우리 당이 똑같이 응수하면 안 된다"고 했다. 황 대표는 "막말 논란으로 국민의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저도 제 발언이 당의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염려에 항상 삼사일언, 즉 세 번 생각하고 한가지 말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재차 당부했다.

한선교 사무총장의 막말이 보도화되자,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재헌 상근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최근 자유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정용기 정책위의장, 민경욱 대변인 등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막말'로 인해 국민적 비판을 받으면서도, 반성이나 자제 보다는 더욱 강력한 '막말'로 기존의 '막말'을 덮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한선교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스스로 내려놓고, 정치인으로서 '본인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망가졌는지'에 대한 자성의 시간을 갖는 묵언수행부터 실천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은 김정현 대변인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의 한선교 사무총장이 취재기자들을 향해 '걸레질한다'고 한 것은 그간 그의 막말행적을 볼 때 고치기 힘든 습관성 고질병"이라며 "'입에 XX를 물고 다니냐'는 비하성 속설이 있는데 거기에 딱 들어맞는다. 이런 자유한국당의 DNA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막말 본성을 청산하지 않고서야 황교안 대표가 백번 유감표명을 해봐야 헛수고"라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은 "문제는 이러한 막말들이 우리 정치문화를 저급하게 만들고 국격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정치를 오염시키고 있는 막말 릴레이에 대해 공당답게 해당 정치인들의 퇴출과 21대 총선 공천 배제 조치 등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정호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이 취재하는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을 한다'며 또다시 막말을 내뱉었다"며 "과거 동료 국회의원 성희롱 발언, 당직자 욕설에 이어 취재기자 걸레질 발언까지 자유한국당 막말 대열에 빠지면 섭섭한 것인 양 합류했다. 물론 막말하면 빠질 수 없는 당사자가 자유한국당 한선교 사무총장이니 그 자체로 놀랍지는 않다"고 했다.

한선교 사무총장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사무총장은 지난달 7일 오전 사무총장실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어 논란이 일었다.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사무총장은 욕설을 직접적으로 들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해당 회의에 함께 있던 사람들, 그리고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진심 어린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며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한선교 사무총장은 "부적절한 언행이었음을 인정하고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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