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막말 행진에 끝이 없다. 앞의 막말을 뒤의 막말로 막는 분위기다. 이렇게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막말을 쏟아내는 배경에는 총선이라는 정치 대이벤트가 존재한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자유한국당의 막말이 더욱 더 기승이다. ‘막말은 잊혀지고 이름만 남는다’는 노이즈마케팅에 대한 너무 과한 믿음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하다하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추켜세우는 막말까지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31일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야만성과 불법성, 비인간성만 뺀다면 어떤 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부로서 더 나은 면이 있다” 아무리 막말이 일상화된 정치판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발언이 자유한국당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기 힘든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고무·찬양’이었다.

정용기 의원이 문제의 발언을 하자 자유한국당 연석회의장은 환호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한겨레신문이 전한 현장 반응은 “화끈하다” “시원하다” 등의 응원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이라면 무작정 환호하는 조건반사였을 것이다. 그러나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한국당 정용기 막말 파문…“김정은, 문 대통령보다 낫다”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자유한국당은 남북화해무드에도 위장평화론을 주장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반대를 해왔다. 북한 관련 이슈에는 재보지도 않고 반대부터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자유한국당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 대통령보다 낫다는 발언이 나왔으니 일단 매우 어색한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정 의원의 발언에 문제가 있었음을 모르지 않을 황교안 대표는 사과했다. 반면 당사자인 정용기 의원은 언론 탓을 했다.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이야기 하냐”는 볼멘소리를 내놓은 것이다. 물론 정용기 의원의 발언 취지는 김정은 추켜세우기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비판에 있음은 모를 바 아니다. 취지가 그렇다고 할지라도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북한 지도자가 한국 대통령보다 낫다는 발언은 문제가 없을 수 없다.

일각에서 정용기 의원 발언이 국가보안법을 제7조에 저촉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찬양고무죄이다. 정의당은 비판 논평을 통해 ““정용기 의원은 명확히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에 해당할 발언들을 쏟아냈다”면서 국가보안법을 언급했다. 물론 정용기 의원 발언에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국가보안법 저촉 여부를 따지는 아이러니와 냉소가 이 논평의 핵심이다.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J>

다만 이번 막말 논란엔 ‘뿌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용기 의원의 발언 전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을 열고 최근 황교안 대표까지도 언급한 ‘김정은 대변인’ 발언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발언의 문제점을 인식했다면 자유한국당에서 이런 발언이 또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정용기 의원의 막말의 원죄는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당대표에게 있다. 또한 두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막말에 대한 대처에 있다. 막말을 해도 말뿐인 징계에 그치는 상황에 누가 막말을 저어하겠는가. 연일 쌓여가는 자유한국당의 막말에 분노하다가 지친다는 반응도 많다. 자유한국당의 막말정치는 어디서 멈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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