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태평로 삼성 본관으로 향하던 태안주민들은 행진이 경찰에 가로막히자 100여명의 대표단을 삼성 본관으로 보내 항의시위를 벌였다.

대표단은 삼성 본관에 기름을 뿌리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삼성 본관은 이들이 뿌린 기름과 피켓 등으로 난장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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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오후 3시 30분]
태안주민 4천여명 서울역에서 집회...삼성본관으로 행진

23일 낮 12시부터 분노한 태안주민 3천7백여명(경찰추산)이 서울역 광장에 모였다. 주민들은 서해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키고도 책임을 회피하는 삼성과 피해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정부를 규탄했다.

▲ 23일 서울역에서는 태안주민 4천여명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모여 삼성과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태안유류피해비상대책위 김진묵 위원장은 "우리는 지금 알거지가 되어서 제발 먹여살려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이자리에 모였고, 삼성에 물 먹은 검찰을 고발하려고 이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BBK 수사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믿지 않고 있는 것처럼 쌍방과실이라는 검찰 발표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은 어민 앞에 나와서 직접 보상협상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제2의 안면도 사태가 일어나고 어민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삼성 본사를 다 때려부셔야 정신 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안주민들의 규탄발언이 계속 됐다. 피해대책위 비수산분야 전완수 사무국장은 "우리 태안군민이 다 죽어가고 있다. 얼마나 죽어야 삼성과 정부가 정신 차릴 것이냐"며 분노를 표하고, "내가 죽으면 너희도 죽는다"고 외쳤다.

▲ 23일 서울역에서 열린 집회에서 태안주민들이 '삼성불매하자'는 피켓을 들고 있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그는 "검찰 발표에 아무런 비판도 하지 않던 정치권이 특별법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그러나 특별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며 실질적이 피해보상이 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진권 투쟁위원장은 "삼성은 태안에 악마의 기름 덩어리를 퍼부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주민이 음독하고 분신할 지 모를 정도로 태안에는 검은 그림자가 짙다"고 태안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삼성은 검찰과 언론을 관리하며 이번에도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며 정부와 삼성을 싸잡아 비난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도 집회에 참석해 무대에 올랐다. 노 의원은 "삼성앞에서 집회를 해야 함이 마땅한데도 삼성의 방해로 이곳 서울역에 모였다"며 집회마저 방해하는 삼성을 규탄했다.

노 의원은 "그동안 120만명의 국민이 태안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벌였지만 삼성 이건희 회장은 한번도 내려오지 않았다"며 "삼성은 수백억 미술품을 팔아 태안주민의 피해를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주민들 손에는 생계비 한푼 지급되지 않았고,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세분의 싸늘한 시신"이라며 "삼성그룹이 무릅꿇도록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해 주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충남 지역의 변웅전 전 국회의원은 무대에서 무릎을 꿇고 "주민들에게 제발 죽지마시고 한덩어리로 뭉쳐 싸워 이기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태안유류유출피해대책위원회는 "말로만 세계화를 외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부도덕한 삼성과 삼성편에 서서 눈치만 보는 서산 검찰의 해바라기 검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결의문을 통해 정부가 나서 이번 사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것, 삼성의 이건희는 무한책임을 지고 태안을 살려낼 것, 검찰은 대오각성하고 책임자를 문책할 것, 특검법을 발의해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규명을 명확히 할 것을 촉고했다.

집회를 마친 수천명의 태안주민들은 오후 2시 30분경 태평로에 있는 삼성그룹 본사로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막아나섰다. 경찰은 서울역 주변을 전경버스로 에워싸고 시민들이 다니는 통로에는 전경을 배치해 태안주민들의 행진을 차단했다.

기사입력 : 2008-01-23 15:36:58
최종편집 : 2008-01-23 16:05:38

미디어스 기사제휴 / 차성은 기자 mrcha32@empal.com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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