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장인 감우성, 김하늘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는 극심한 권태기를 겪던 부부가 남편의 알츠하이머 투병을 계기로 서로의 삶과 사랑을 돌아보게 되는 정통 멜로드라마를 표방한다. 특히, 28일 방영한 2회부터 감우성이 맡은 권도훈의 알츠하이머 증상이 예고됨에 따라 주인공의 사랑을 응원하던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알츠하이머라는 신파적 요소가 비중 있게 등장하지만, <바람이 분다>는 이를 심각하게 풀어내는 대신 코믹한 설정과 전개로 독특한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극 중 권도훈의 아내 이수진 역을 맡은 김하늘의 특수분장이 그것이다.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

이혼을 거부하는 남편을 유혹하기 위해 특수분장 업계에 종사하는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엄청나게(?) 코를 키우는 김하늘. 드라마 속 남편은 코만 키운 김하늘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콧대만 더 높이고 완전히 다른 사람 행세를 하는 김하늘이 어이없을 뿐이다.

점 하나 찍고 구은재에서 민소희가 된 <아내의 유혹>. 하긴 점 하나만으로 변장에 성공한 사람도 있는데, 그래도 <바람이 분다>는 얼굴 부위 중 눈과 함께 가장 눈에 띄는 코를 높였으니 십수년을 함께한 남편이 못 알아 볼 수 있다는 장면도 제법 설득력 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특수분장을 통해 전혀 다른 사람 행세하는 것까지는 귀여운 코미디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남편과의 이혼을 전제로 그를 유혹하기 위해 특수분장까지 한다는 설정은 다소 억지처럼 다가온다. 물론 극중 감우성이 알츠하이머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전개로 초반 황당하게 다가왔던 부분들이 스스럼없이 받아들여지겠지만 말이다.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코만 높였을 뿐인데 다른 사람인 척 연기하는 김하늘은 <아내의 유혹> 시즌2도 아니고 두고두고 웃음이 나올 것 같다. 오죽하면 이제 겨우 드라마 시작일 뿐인데 로맨스 장인 감우성, 김하늘이 아깝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까. 부디 초반의 황당한 전개를 딛고 감우성, 김하늘의 위상에 버금가는 명품 멜로드라마로 기억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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