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지난 25일과 26일 브라질 알리안츠 파르크에서 열린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공연에서 10만 관객이 BTS 공연을 즐겼다. 공연장 규모가 10만이었다면, 20만 관객이 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티켓팅조차 하지 못해 입장을 못한 팬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시작된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월드 스타디움 투어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발매 즉시 티켓은 매진이 되었다. 도무지 티켓을 구할 수 없어 리셀러 가격은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방탄소년단 공연이 예정되고 발매했던 모든 곳의 공통적인 상황이다. 폭발적인 티켓 판매와 팬들의 요구로 추가 공연이 확정되었지만, 추가 발매 1시간도 되지 않아 모든 티켓이 동이 날 정도로 BTS의 공연은 핫하다. 현재 시점에서 방탄소년단보다 티켓 파워가 좋은 스타는 존재하지 않을 정도다.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이 25일 밤(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알리안스 파르키 스타디움에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상파울루=연합뉴스)

BTS의 티켓 가격이 미국 최고의 뮤지션이라 불리는 비욘세, 제이 지 등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이는 미국 현지 방송에서 분석해서 내놓은 기록이라는 점에서 대단하다. 대중음악 시장에서 티켓 파워는 중요한 가치다. 가치가 높을수록 티켓 가격은 올라가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BTS는 현재 시점 세계 최고라는 의미다.

남미의 케이팝 열풍은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울 것이다. 수많은 케이팝을 즐기는 팬클럽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지고, 커버댄스 팀들이 활동 중이다. 남미 한 방송사에서는 케이팝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말 그대로 케이팝의 세계화의 진화지인 남미, 그 중심인 브라질에서 열린 공연은 당연히 화제일 수밖에 없었다. 더욱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이 다시 빌보드 1위를 기록하고 싱글 차트에서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 빌보드 어워드에서 본상까지 수상했다.

미국 언론들은 대놓고 '비틀즈의 재림'이라고 이야기한다. 방탄소년단의 방문을 기념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조명을 아마의 상징인 보라색으로 바꿀 정도였다. 역사상 처음 있는 특별한 이벤트였다. 무덤덤한 방탄소년단의 반응에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피처링을 한 할시가 답답해하며 얼마나 위대한 가치인지 설명을 할 정도였다.

텐트를 친 채 방탄소년단 공연을 기다리며 노숙 생활을 한 팬들.(상파울루=연합뉴스)

브라질 공연을 위해 수많은 텐트촌이 공연장인 알리안츠 파르크 주변을 가득 채웠다. 가장 길게 그곳에 있던 이들은 티켓팅이 끝난 후부터라고 한다. 무려 3개월 정도로 그곳에서 텐트를 치고 방탄소년단 공연을 기다렸다는 사실은 놀라울 정도다. 2개월, 1개월 이상 텐트를 치고 대기하는 팬들이 즐비한 현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보도하기 바쁜 브라질 언론의 모습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BTS 티켓팅이 있던 날 브라질 방송은 취재에 나섰다. 그리고 두 부모의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과 남미 현지에서 방탄소년단이 얼마나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딸의 생일을 위해 이틀 동안 밤을 새우며 대기해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며 행복해 우는 아버지의 모습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딸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위해 이틀 동안 거리에서 밤을 새우는 부정도 놀랍다. 또 다른 어머니의 힘과 열정도 그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다. 공연이 가까워지며 공연장 주변은 팬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그곳은 또 다른 공연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떼창으로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부르는 브라질 팬들의 모습은 감동이었다.

25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 공연장인 상파울루 시내 알리안스 파르키 스타디움 주변에 몰린 팬들 (상파울루=연합뉴스)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바이올린으로 켜고 이에 맞춰 아미들이 노래를 합창하는 모습도 감동으로 다가왔다. 한두 곡이 아니라 방탄소년단의 노래들을 릴레이로 합창하는 공연장 주변의 분위기는 공연 전부터 이미 뜨거워질 대로 뜨거웠다. 티켓팅 후에도 선착순 입장이 되는 스탠드 석 확보를 위해 3개월 전부터 텐트를 치고 대기하는 팬의 열정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공연장의 모습도 장관이었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떼창은 브라질에서는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미국 공연에서도 한국어로 떼창을 하는 장면은 화제가 되었다. 남미 팬들의 떼창은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어 발음이 너무 정확해 한국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진이 솔로로 부른 'Epiphany'를 함께 따라 부르며 빨간 하트를 만들어 모두 들고 흔드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방탄소년단이 빨간 하트를 팬들에게 나눠주던 것을 이제 브라질과 남미 팬들이 그들에게 전해주는 장면이었다. 아미들이 직접 만들어 공연장에서 모두 들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강렬함으로 다가왔다.

2년 만에 다시 브라질을 찾은 방탄소년단. 2년 전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공항을 가득 채운 팬들을 울어야 했다. 팬들이 너무 많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공항 측이 다른 출구로 나가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런 아미들은 2년 동안 방탄소년단을 기다렸다.

25일 밤(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열린 상파울루 시내 알리안스 파르키 스타디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기다림의 끝은 달콤했다. 자신의 운명과 삶의 가치관까지 바꿔 놓았다는 방탄소년단. 수많은 세계 팬들이 꼽는 방탄소년단을 사랑하는 이유 중 가장 강렬한 것은 ‘공감’이다. 뛰어난 외모와 감각적인 음악과 칼군무도 대단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탄소년단이 담고 있는 가사의 가치다.

방탄소년단 공연을 찾는 수많은 이들은 가사가 전하는 진심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부모들 역시 그 가사가 전하는 긍정적 메시지에 함께 아미가 되기도 한다. 공감과 함께 긍정적 메시지를 통해 당당하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이야기하는 방탄소년단의 다음 여정지는 이제 영국이다.

비틀즈의 나라인 영국, 축구의 성지인 웸블리 구장에서 6월 1일과 2일 열릴 공연은 퀸의 공연과 오버랩되며 벌써부터 수많은 이들을 흥분케 하고 있다. 9만 명 수용인 웸블리 구장은 매진된 지 오래다. 비틀즈와 퀸의 나라에서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한다. 지난해보다 더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공연은 어떤 장관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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