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 고 이미란씨의 형부 김영수 씨가 "방용훈 500만 달러(50억원) 계좌에는 자금세탁 수법의 전형적인 특징이 다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방 사장측이 캐나다 법원에 제기한 자금 반환 소송을 통해 불법적인 자금흐름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MBC 'PD수첩'은 고 이미란 씨 사건을 조명하며 이 사건에 돈 문제가 얽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방 사장의 큰 아들 방 모씨는 검찰 진술에서 "20년 전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50억원을 맡겨놓았는데 그 돈의 행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PD수첩' 방송 후 방 사장 측은 고인의 언니이자 김용수 씨의 아내가 500만 달러를 빼돌려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을 낸 바 있다.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 고 이미란씨의 형부 김영수 씨. (사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24일 유튜브 방송화면)

2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영수 씨는 "2000년쯤 방용훈 씨가 내겐 비밀로 하라며 내 처에게 돈을 보냈다고 한다. 나는 고인이 숨지기 석달 전쯤에 처제가 하소연을 해와서 그 사실을 처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지난해 6월 방씨 쪽에서 돈을 돌려달라며 내 아내를 상대로 캐나다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며 "그래서 그 돈이 어디에서 들어와서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추적해봤다. 500만달러가 일본인 여성 이름 등 몇 사람 이름으로 서너차례 나뉘어 캐나다의 내 처와 장모 등의 몇개 계좌로 들어왔다. 그런 다음 70개 안팎의 계좌로 쪼개지고 그 안에서 빙빙 돌더니 아이들 학비와 사고처리비 등으로 상당히 쓰였고, 또 상당 액수는 훨씬 더 큰 규모로 돌다가 어디론가 흘러갔다"고 설명했다.

미국 MIT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대학에서 금융학과 교수를 역임한 김 씨는 "한눈에 봐도 자금세탁 수법의 전형적인 특징이 다 들어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방 사장 측의 자금 반환 소송 제기를 "천재일우"라고 했다. 돈과 이 씨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그쪽에서 소송을 낸 건 우리에게 '불감청 고소원'이고, 천재일우가 됐다"며 "그 돈의 성격을 대략 파악하고 나서 같은 법원에 반소를 제기했다. 이제 그쪽에서 소를 취하하고 싶어도 우리가 취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게 됐다. 앞으로 캐나나 법원에서 문제의 돈의 성격부터 출처까지 다 증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씨는 24일 tbs라디오'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캐나다에 곧장 소송을 제기할 수 없었는데, 그쪽에서 소송을 걸어주니까 정말 너무 기뻤다"며 "(방 사장측이)한국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검찰, 경찰 엄호 하에 유리한 사법 절차, 사법 결과를 만들어냈는데 캐나다에서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다. 따끔한 맛을 보여주려고 벼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소장 등을 통해 설명한 '캐나다 소송'은 지난해 6월 방 사장의 큰아들이 엄마인 고인의 언니(이모)를 상대로 500만달러를 반환하라는 민사소송을 캐나나 법원에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방 사장 큰아들은 그 돈이 1999년 방 사장이 자신을 위해 신탁을 걸고 고인과 이모를 신탁관리자로 지정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김영수 씨측은 그런 신탁을 설정한 사실 자체가 없으며 방 사장의 가족들이 그 돈을 많이 썼고, 방 사장 측이 돈을 내놓으라고 폭행과 학대를 해 고인이 자살하게 됐다는 내용으로 반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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