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의 자필 메모 266건이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자필 메모에는 노 전 대통령의 고민과 심경이 여과 없이 담겨 있었다. 특히 “식민지 독재정치 하에서 썩어빠진 언론”, “모든 권위를 흔들고 끝없이 신뢰를 파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놓고 막상 추진하면 흔든 것도 한둘이 아니다” 등 당시 언론을 향한 비판의 메시지도 있었다. 강원국 전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론개혁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는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필메모 발췌본을 입수·공개했다. 주제별로는 정책 및 행정 관련 메모 92건, 경제·부동산 관련 메모 53건, 외교·안보 41건, 교육·과학기술 33건, 언론·문화 12건 순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작성한 메모 (사진=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메모에는 당시 언론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민과 비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3월 ▲언론과의 숙명적 대척 ▲식민지 독재정치 하에서 썩어빠진 언론 (그 뒤를) 졸졸 따라가고 있는 철없는 언론 ▲대통령 이후, 책임 없는 언론과의 투쟁을 계속할 것.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정부를 방어할 것 ▲상업주의, 대결주의 언론 환경에서는 신뢰, 관용이 발붙일 땅이 없다 등의 메모를 남겼다.

노 전 대통령은 2006년 “끝없이 위세를 과시한다. 모든 권위를 흔들고, 끝없이 신뢰를 파괴, 기준도 없이 흔드는 것.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놓고 막상 추진하면 흔든 것도 한둘이 아니다”라는 비판 메모를 작성했다. 중앙언론사 보도국장 간담회·지역 방송관계자 오찬에서는 참가자들의 이름과 제언이 담긴 메모를 작성했다.

이에 대해 강원국 전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은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언론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했다”면서 “언론의 역할과 사명이 막중하고, 그에 비례해서 언론이 바로 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언론개혁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강원국 전 비서관은 “참여정부 이후 언론이 보인 행태나 지금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들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서 “언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좌우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작성한 메모 (사진=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강원국 전 비서관은 “기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과 정책을 두고 대안 경쟁을 하자고 했다”면서 “(정부의) 정책보다는 언론이 제시하는 대안이 더 좋으면 서로 경쟁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국 전 비서관은 “건전제안을 분류해서 정책에 다 반영했다. 좋은 제안에 대해서는 기자에게 직접 편지도 썼다. 그런 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대안 경쟁을 하려면 기본이 서로서로 인정해줘야 한다. 그런데 과연 몇몇 언론들이 대통령을 대통령으로서 인정해줬는가”라고 되물었다.

강원국 전 비서관은 “(일부 언론은) 아예 대통령의 성공을 두려워하지 않았는가. 성공하기를 과연 바랐는가. 그에 앞서서 정말 대통령으로서 인정했는가. 그것부터가 잘 안 됐다”면서 “그러니까 그런 관계(대안 경쟁 관계)가 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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