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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상화 방안, 여당이 찾아야 한다자유한국당의 극단적 장외행보와 원내 대응을 분리할 명분 줘야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19.05.17 09:08

각 당에 새로운 원내지도부가 들어서면서 국회 정상화를 둘러싼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처리 가능성은 흔들리는 듯한 모양새다. 이럴 때야말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15일 오신환 의원이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당선된 것은 이런 측면에서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애초 ‘박빙승부’가 될 걸로 예상됐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은 오신환 의원이 일찌감치 과반 득표를 확보하면서 다소 싱겁게 끝났다.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의 12대 11 구도가 뒤집힌 것이다.

이렇게 된 상황에는 권은희 의원을 비롯한 이른바 안철수계 여성 의원들의 역할이 주효했을 거라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힘을 합쳐 손학규 지도부를 사실상 와해 수순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묘사까지 등장했다. 오신환 원내대표가 김관영 전 원내대표 시절 사보임 된 사개특위원을 권은희·이태규 의원으로 다시 선임했다고 밝힌 것도 당내에 형성된 대립구도를 읽을 수 있게 한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선거법 개정의 여야 합의처리와 공수처 설치안의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선거법 개정 합의처리는 자유한국당의 태도 변화에 달린 문제이니 결국 바른미래당이 직접적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더불어민주당안과 바른미래당안이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있는 공수처 설치안의 처리 방법이 정리돼야 한다. 그런데 이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은 바른미래당안을 사실상 제출했고 다시 사개특위원으로 보임된 권은희 의원이다. 안을 제출한 당사자와 협상을 해야 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검찰의 반발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접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검찰의 수사 권한을 줄이는 것은 몰라도 수사지휘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여러 번 언급하며 여론에 호소했다.

이런 행위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직접 전국 검사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사권조정안의 보완을 언급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현재 상황에서 검찰총장이 할 수 있는 최대치에 근접한 것이다. 일각에서 문재인 정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을 폐기처분 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올 정도이다. 이 상황이 격화돼 자유한국당은 검찰 편을 들고 정부 여당은 경찰 편을 드는 구도가 강화되면 검찰개혁 좌초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한편, 새로 선출된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의원수가 확대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은 부결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국의 혼란이 심화되는 상황이 예고되고 있다. 유성엽 의원의 주장은 현재안으로 인해 지역구를 잃을 수 있는 의원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의원수 정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선거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정론이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의원수 정수 확대에 반대하기 때문에 손학규 대표가 의원수 정수 확대에 공감한다 하더라도 ’합의처리’를 요구하는 오신환 원내대표 등 바른미래당 내 일부가 이 방안에 반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난색을 표하는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안건들의 본회의 부결 가능성을 높이는 일련의 사건들이 논의 자체를 궤도 밖으로 밀어내는 효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여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최근 보수야당들과의 접촉면을 늘려가는 이인영 원내대표의 행보는 긍정적이다.

‘차기 대권주자’를 자처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장외행보는 총선 때까지 호흡을 달리하며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5.18 망언 의원 징계 마무리 문제나 기념식 참석 문제를 놓고 여야의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이 원내 현안을 언제까지나 외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최소한 황교안 대표의 장외행보와 자유한국당의 원내지도부를 분리할 수 있는 명분을 청와대와 여당이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의 비상식적인 행보의 와중에서도 ’짜장면’ 등을 언급하며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은 어쨌든 기대감을 갖게 한다.

청와대가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와의 1대1 회담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도 해결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여당 입장에선 자유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한 사과 요구는 수용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 자체가 아니라 이유가 무엇이든 자유한국당과의 논의나 어떤 교감이 충분히 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일정 수위의 의견 표명을 하는 것으로 절충을 하는 방식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추경안을 포함해 당장 국회에서 시급히 이뤄져야 할 법안 처리에 자유한국당이 협조하겠다는 분명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

언론이 최대 최악 최고 등의 수사를 붙일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위기에 놓였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최근까지 발표되는 각종 지표가 좋지 않은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서민층이 경기 흐름에 긍정적 인식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인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럴 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여당이 사소한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공학’이란 측면에서도 나쁠 게 없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명분을 확보해나가면 각 당 원내지도부 교체로 인해 흔들리게 된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처리의 리스크 관리도 보다 수월해 질 것이다. 위기관리 능력과 상황을 돌파하는 리더십을 기대해본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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