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후니드’라는 회사를 통해 SBS 내 일감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윤석민 회장은 시청자 몫으로 돌려져야 할 방송 수익을 부당하게 가져갔다”면서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즉각적 조사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SBS본부는 9일 ‘태영건설은 지상파 방송 지배주주의 자격이 있는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SBS본부는 윤석민 회장과 SK그룹 3세 최영근 씨가 함께 만든 후니드가 SBS의 용역 업무를 싹쓸이하고, SBS 케이블 채널 제작을 독점하고 있다고 제기했다.

▲후니드 사업구조와 영업이익률.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윤석민 회장은 SBS 기획실장으로 재직 중이던 1996년 태영매니지먼트를 창업했다. 태영매니지먼트는 SBS 용역을 담당하는 회사였다. SBS본부는 태영매니지먼트의 거래 중 65% 이상이 SBS와의 내부거래였다고 설명했다.

2013년 10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계열사의 내부거래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하자, 태영매니지먼트는 10월 2일 SK그룹 3세 최영근 씨가 만든 회사 ‘후니드’와 합병을 발표했다. 이후 후니드는 SK 그룹 계열사·태영건설·SBS 급식사업, SBS 시설관리, SBS 취재 차량 관리, SBS 계열 케이블방송 기술 인력 용역 제공 업무를 맡고 있다.

SBS본부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후니드를 통해 내부 자산을 탈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SBS골프, 드라마 등 케이블방송은 후니드가 없으면 조정실 운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인력 집중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윤창현 본부장은 "윤석민 회장은 후니드에서 총 28억 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 이 돈은 SBS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후니드는 SBS 그룹과의 용역 수의계약을 통해 10%의 이익을 보장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SBS본부에 따르면 SBS 그룹과 용역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회사들은 2~4% 정도의 이익만을 보장받고 있다.

윤창현 본부장은 “최근 SBS본부는 박정훈 사장과 SBS 경영진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에 박정훈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해사 행위를 멈춰라’고 말했다”면서 “과연 누가 해사 행위를 하는 건지 묻고 싶다. 누가 SBS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을까”라고 물었다. 윤창현 본부장은 “오늘 기자회견 이후 법률 검토를 거쳐 추가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9일 열린 ‘태영건설은 지상파 방송 지배주주의 자격이 있는가’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김경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공공성을 앞장세워야 할 지상파 방송이 재벌의 사익편취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참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경률 소장은 “후니드의 자본금은 10억 원에 불과하지만 평균 2000억 원의 매출, 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참담하고 화가 많이 난다”면서 “태영그룹은 미디어 공공성의 적이라고 정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규찬 공동대표는 “방송의 정상화는 시대정신이다. 하지만 방송의 사유화를 탐하는 야만이 확인됐다”면서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SBS에 ‘조건부 재허가’ 결정을 내렸다. 방통위는 재허가 당시 조건이 성실하게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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