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경제에 방점을 찍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과거 조선일보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2주년을 대하는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조선일보는 취임 2주년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국격을 올렸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인사에 안정성이 있다며 치켜세웠다.

9일자 조선일보는 1면에 <경제, 그들만의 자화자찬>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경제 난독증'에 빠졌다"며 "올 1분기에 우리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경제 참사'가 빚어졌는데도, 정부·여당은 8일 '문재인 정부 2년'을 자평하며 '소득 주도 성장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과가 나타났다'고 자화자찬했다"고 비판했다.

▲9일자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다섯 달 연속 수출 감소, 빈부 격차 역대 최악 등 경제 악화 경고음이 끊임없이 울리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정부 목표(2.6~2.7%)보다 훨씬 낮은 1.8%(노무라)까지 낮춰 보는 곳이 생겼는데도, 일부 '괜찮은' 지표만 쳐다보며 경제 성과를 포장한 것"이라며 "정부가 8일 내놓은 39페이지 분량의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 자료는 좋은 경제 지표만 골라서 짜깁기한 홍보물에 가깝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2면에 <성장·고용 쇼크, 최악 빈부격차는 쏙 빼고 '소주성 찬가'> 기사에서 "정부는 문 정부 2년의 대표적 경제 성과로 지난해 수출 규모 6000억달러 돌파와 지난해 민간소비(2.8%)가 2011년(2.9%) 이후 7년 만에 최대 수준 증가, 물가 안정세 유지(2018년 1.5%), 2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 등을 꼽았다"며 "일반 국민이 현재 피부로 느끼는 경제 상황과는 판이한 통계"라고 했다.

▲9일자 조선일보 2면.

조선일보는 비판 일색인 문재인 정부 2년과 달리 박근혜 정부에는 장관 인사 등을 언급하며 안정성 있다고 방점을 찍었다. 지난 2015년 2월 24일자 조선일보는 박근혜 정부 출범 2년 관련해 <長官엔 힘 싣고, 靑실장 힘 빼고…權力 분산으로 가는 朴 정부>, <승승장구하는 朴정부 외교·안보 라인>, <2년간 안 바뀐 장관 5명…MB땐 4명, 盧땐 1명> 기사를 게재했다.

▲2015년 2월 24일자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박근혜 정부 출범 때부터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관은 모두 5명"이라면서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12월 임명된 뒤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임돼 지금까지 재임 중인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장관급)까지 합하면 모두 6명이다. 이는 다른 정부와 같은 시점에서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새누리당의 한 친박계 의원은 23일 '박 대통령은 한 번 일을 맡겨서 무난하게 하면 사람을 쉽게 바꾸지 않는 인사 스타일'이라며 '장수 장관들은 큰 무리없이 직무를 수행한다고 대통령이 판단했기 때문에 계속 장관직을 밭긴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2010년 2월 24일자 조선일보 4면.

이명박 정부 2주년엔 '취임 2주년 여론조사'까지 돌렸다. 조선일보는 2010년 2월 24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이명박 취임 2주년 여론조사를 공개했다. 조선일보는 1면 <"李대통령 잘한다" 44.2%…"못한다" 45.1%> 기사에서 "한국갤럽이 1988년부터 동일한 질문 방식으로 측정해온 대통령 지지율 자료에 따르면, 취임 2주년 시점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같은 시점의 김대중 전 대통령(48.5%)과 근소한 차이로 2위였으며, 김영삼(43.8%)·노무현(32.5%)·노태우(28.1%) 전 대통령 등에 비해선 높았다"고 보도했다.

4면에서는 <"외교 잘했다" 59.4%…"최우선 과제는 경제회복"> 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44.2%로 지난해 2월 취임 1주년 당시 갤럽 조사의 33.5%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며 "국정 분야별로 보면 1년 전에 비해 외교와 경제 분야에 대한 평가가 높아진 것이 전반적으로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했다.

▲2010년 2월 25일자 조선일보 6면.

조선일보는 2010년 2월 25일 이명박 정부 참모 4인을 인터뷰해 이명박 정부 2년을 총평했다. 조선일보는 <國格 올리고 政爭 아쉽고> 기사에서 당시 박형준 정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김두우 메시지기획관을 인터뷰했다.

조선일보는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 4명은 지난 2년의 최대 성과로 선진화의 기틀을 다짐으로써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 점을 꼽았다"며 "이들은 그간 아쉬웠던 점과 향후 난관의 제1순위로 모두 과도한 정쟁을 지목했다. 이명박 정부의 아킬레스건은 역시 '정치'인 셈"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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