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보수층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번 사건은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벌인 일”이라면서 “왜 한국 내에서는 미국에 따지지 못하고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느냐”고 지적했다.

지난 4일 북한은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 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은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를 쐈으며, 발사체는 240km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의 발사체가 신형 전술 유도무기라고 설명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연힙뉴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5일 성명을 통해 “북한을 대화나 아량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문재인 정권의 자만이 결국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을 안보 사각지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7일 ‘북 미사일 유엔 결의 남북 합의 다 깨도 한·미는 정치 계산뿐’ 사설에서 “내년 총선에서 가짜라도 평화를 선전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에서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발사체는 ICBM이 아니며 여전히 협상의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7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북한에 대한 식견 없는 소리를 하니까 내부적으로 지지를 못 받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발사체는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불러올 만큼 사거리가 아니다”라면서 “미사일 방향도 북쪽이다. 자기네 영해 안에서 쏘고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로) 난리를 친다는 게 객관적으로 볼 때는 ‘한국은 내부에서 훈련하고 미사일을 쏘면서 (북한에는) 왜 저렇게 시비를 거냐’는 비난이 나올 수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군사 문제에 관한 한 미국의 판단을 따라가야 한다고 항상 했던 사람들(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층)이 지금 와서 미국의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일을 벌여놓으면 미국이 물밑 접촉을 제기해올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발사체 발사를 한 것”이라면서 “점점 발사 횟수가 늘어나고 거리도 늘어나면서 일본·한국을 자극한다면 미국이 움직일 것이라는 계산이다. 지금은 비교적 맞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현재 폼페이오가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벌인 일이다. 이걸 가지고 왜 한국 내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느냐. 그동안 한미동맹을 그렇게 강조했던 사람들이 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려는) 미국에게 따지지 못하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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