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어딘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삐거덕거리기 시작했다. 방송 시작부터 '슈퍼스타K'를 모방한 방송이라며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위대한 탄생'이 방송횟수를 늘려 가면서 그 우려가 현실이 되는 느낌이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표방하며 여러 나라에서 오디션을 진행하며 스타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일본편과 미국편을 봤을 때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에서 스타를 발굴하자는 취지는 보였으나 일본편과 미국편 합격자를 보면 한국 사람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사람을 뽑기 위해 멀리 외국까지 가서 오디션을 봤다는 얘기다. 외국 사람은 한국말을 잘 못해서 어눌하게 한국 노래를 불러 불합격했고 일본편에서는 준비가 되지 않은 수준이하의 오디션으로 급기야 할당된 합격자도 다 채우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글로벌 프로젝트에 맞게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포용력을 갖고 선발했어야 하는데 한국어능력이 선발 기준이 되어 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또한 외모가 오디션 합격 여부에 지대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 또한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멘토 심사위원인 방시혁 작곡가는 일본편과 미국편 동시에 외관을 중시하는 심사평을 내놓으며 외모 폄훼 논란까지 불러 일으켰다. 아무리 히트곡을 많이 만든 스타 작곡가라 하지만 순수한 음악성을 가진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에서 선발 기준이 너무나도 상업적인 측면으로 흘러 '위대한 탄생'의 기본 취지가 퇴색된 것 같다. 또한 심사위원들이 오디션 합격자들의 멘토가 되어 그들의 성장을 도와야 하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독설을 거침없이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멘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런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 짜릿한 감동의 순간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로서 분명 감동을 느끼는 동시에 탈락여부에 따른 스릴도 만끽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까지 심사위원들의 행태를 보면 비판과 비평의 차이가 애매한 부분이 너무 많아 아쉽다. 참가자들의 순수한 도전이 보고 싶은 것이지, 방송 내내 안타깝고 감동적 스토리로 도배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그들도 외모 지적, 독설을 듣기 위해 오디션에 참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들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방송을 탄다면 시청자들도 박수를 보내줄 것이다. 하지만 작위적 편집 기술에 의한 감동은 원하지 않는다. 또한 한 사람을 집중 조명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디션 참가자들에 대한 형평성이 깨질 수 있고, 최종 우승자을 가릴 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위대한 탄생'은 독설이 이슈가 된 방송이 되어 버렸다. 기억되는 것은 독설만 잔뜩 들어 얼굴이 일그러지는 오디션 참가자들의 모습과 눈물뿐이다. 멘토 역할까지 수행해야 하는 심사위원들은 앞으로 좀 더 세심한 모습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줬으면 한다. 독설만 남는 프로가 아니라 감동이 흐르는 스타 발굴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사회 생태계 진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꿈꾸며, 새로운 감각으로 방송연예 & IT 전반을 분석하는 블로그 운영(블로그 주소 http://tiworker.tistory.com). 경향파워블로그기자로 활동중....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