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퀴즈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로드 기행 예능프로그램에 가깝다.

굳이 MBC <무한도전>에서 잠시 화제가 되었던 '길거리 토크쇼'를 거론하지 않아도, 유재석은 오늘날 국민MC 반열에 오르기 이전 리포터로 활약하며 수많은 시민들과 만났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방송 경험이 거의 없는 일반 시민에게도 친근하게 말을 걸 수 있고, 그들의 가진 끼를 단기간에 끌어낼 수 있는 MC 유재석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고도 할 수 있다.

23일 방영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유재석과 조세호는 용산의 오래된 거리와 먹자골목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상인, 시민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사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학생들을 만난 유재석과 조세호는 이윽고 용산 먹자골목에 위치한 한 감자탕 집을 방문한다.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온 유재석과 조세호, 제작진을 단체 손님으로 착각하기도 했던 가게 여사장님은 올해 18년째 용산에서 식당을 운영 중이라고 한다. 용산이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먹자골목으로 명성도 높았고 손님도 많았다는 말하는 사장님. 하지만 개발 이후 사람 정서도 없어지고, 옛날 분위기가 없어졌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후 자전거 전문가, 건강원 주인, 고등학생, 축구선수가 꿈인 초등학교 5학년 시민 어린이들과 차례대로 만난 유재석과 조세호는 퀴즈풀이 진행과 100만 원의 상금, 선물을 나눠주며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사실 퀴즈를 매개로 시민들과 토크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아주 참신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TV만 틀면 연예인 가족 예능만 나오는 요즘, 평범한 시민들이 등장하여 소소한 대화와 웃음을 안겨주는 <유 퀴즈 온더 블럭>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도 요즘 유행이라는 가족 예능 프로그램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tvN에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처럼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일반 시민들을 만나는 사람 여행 프로그램도 있고, <풀 뜯어먹는 소리> 같은 농사 예능, 역시나 완전히 새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차승원이 산티아고 순례자들을 위해 밥을 하고 유해진이 순례자들을 맞이하는 모습만으로도 힐링이 된다는 나영석 PD의 <스페인 하숙>도 있다.

생각해보면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시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일상의 아름다움을 되새기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같은 프로그램도 tvN이니까 가능한 예능이 아닐까 싶다. 사람 냄새 가득한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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