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 손에는 언제나 카메라를 쥐고 있고 다른 한 손에는 언제나 펜과 수첩이 있다"

한국 국적의 사진기자로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김경훈 로이터통신 기자는 "취재해서 진실을 밝히고 보도해내는 건데 단지 그걸 한 장의 사진으로 함축해서 보여주는 게 사진기자의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퓰리처상 위원회는 김경훈 기자가 소속된 로이터통신 사진부를 특종 사진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로이터통신 사진부는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을 동행 취재했다. 김경훈 기자는 미국 국경지대에서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모녀의 사진을 촬영했다.

▲김경훈 기자가 촬영한 온두라스 이민자 가족 (사진=로이터통신)

해당 사진은 미국 이민 정책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초 트럼프 미 대통령은 ‘거친 사람들’과 ‘갱단’이 미국 국경을 넘어오려 한다고 말했지만, 김경훈 기자의 사진에 담긴 이들은 평범한 시민이었기 때문이다. 김경훈 기자는 지난 9일 제9회 서재필 언론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김경훈 기자는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다행히도 내 사진이 많은 반향을 일으켜서 작년 12월 말에 미국에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김경훈 기자는 “퓰리처상을 받은 건 나를 포함해 11명의 로이터통신 사진 기자들”이라면서 “과테말라·온두라스에서 출발해 멕시코를 횡단해서 건너간 이민자 캐러밴들이 결국은 장벽을 넘었고, 그 장벽을 넘은 뒤에는 국경 수비대에 잡혀서 수용소에 갇히거나 강제 추방당하는 과정 등을 장기간에 걸쳐서 취재했다. 이런 프로젝트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기쁜 것 같다”고 밝혔다.

김경훈 기자는 “(해당 사진을 찍던 당시) 국경 장벽 앞에서 3m에서 5m 정도 떨어진 거리였다”면서 “최루탄이 터지고 아이들을 데리고 어머니가 필사적으로 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취재해서 도망가는 과정을 기억하고 있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도 (이 사진이) 그날의 중요한 이슈가 되리라는 건 짐작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훈 기자는 보도사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경훈 기자는 “사진은 언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진도 거짓말을 하고, 찍은 사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사진을 보는 사람이 오해하는 일도 많이 있다. 사진의 언어적 측면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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