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팬은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팬 이상의 감정으로 쫓는 열성 팬을 말합니다. 사생팬의 대부분은 자신의 일상 생활을 포기하고, 연예인의 일정을 따라다닌다고 하는데요. 그들의 목적은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지만, 그런 집착이 위험수위를 넘나들어 연예인들에 대한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생팬들끼리 휴대전화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연예인을 보기라도 하면 바로 사생후기를 올려 서로 돌려보고, 어떠한 방법으로 연예인을 볼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분석도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해당 연예인의 개인정보는 물론, 사생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그들 사이에서는 지적수준을 결정하는데요. 최신(?) 사생활 정보 취득에 빠른 사생팬들은 다른 사생팬들의 부러움을 사고, 그 영웅담이 그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그런 연예인들의 사생활 정보를 현금으로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마치 스파이가 기밀 정보를 빼내어 파는 것 마냥,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 내용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현금 거래까지 이루어진다고 하니 참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사생팬들에 대한 활동은 2008년 10월 25일 방송된 '팬덤르포 - 사생 뛰는 아이들'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진 적이 있는데요. 하지만 그런 잘못된 팬문화가 사회적인 문제 인식 속에서 해결되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고 노골적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사무실을 알아보러 다니다가, 마침 JYP 옆에 빈 사무실이 나와 보러 간 적이 있는데요. 주위에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나 했더니, 그것이 모두 사생팬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골목 곳곳에 자리잡고 대기(?) 중인 사생팬들을 보니, 참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하였습니다. 아무튼 그런 광경을 본 저도 그러한데, 그 사생팬들의 타겟인 연예인들은 오죽할까요? 그래도 팬이라 마냥 화를 낼 수도 없고, 가만히 있기에는 사생활 침해로 고통이 너무 심하니 인기가 많은 것도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결국 JYJ의 믹키유천은 8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집 앞에 계신 분들 아무리 생각해도 안티들. 진짜 너무 힘들고 싫다"며 그런 사생팬들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했는데요. 참다 참다 폭발해서 울고 싶은 심정으로 글을 남기는 믹키유천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잘못된 팬문화를 돈벌이에 악용하는 사생택시, 정말 기가 찬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그런 사생팬들의 잘못된 팬심을 이용하여 돈벌이에 악용하는 사생택시가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런 사생택시들은 연예인들의 일정을 꿰고 연예인들을 보고 싶어 하는 팬심을 이용하여, 사생팬을 태워 연예인을 쫓아다니며 많게는 수십만 원의 비용을 받는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런 사생택시는 빈 택시로 연예인들만 찾아다니면서 팬들에게 연락하기도 할만큼, 나름 전문적으로 고객관리까지 한다고 하는데요. 어떨 때는 거짓으로 연예인을 찾았다고 속여 돈을 받기도 하면서, 눈먼 팬심을 이용하여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한번씩 그런 사생택시와 연예인이 탄 차 간에 숨막히는(?) 추격신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무리를 해서 쫓아가다가 교통사고도 나기도 할 만큼,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 한류 붐이 일면서 외국에서 온 팬들을 꼬셔, 시간당 거금을 받고 해당 연예인들을 쫓아다니기도 한다고 하니, 정말 나라 망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웅재중의 자신과 팬들을 위한 용기 있는 발언, 오죽했으면

JYJ의 영웅재중은 지난 7일 이런 사생택시에 대해 트위터에서 언급하며 팬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이 글은 논란이 되자 삭제가 된 상태입니다. 일단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트윗)
"사생보다 더 나쁜 건 국내사생을 통틀어
젊은 외국팬들에게 시간당 거금을 받고 일하는 사생택시가 더 나쁜 거 같다.
스토킹이건 범죄건 사생활 침해이건 상관없고 어차피 막장인 인생이니까 상관말라는 전문 사택들"

(두번째 트윗)
"사생이 없다 해도 "돈"때문에 우리 없어도 찾았다하고 ,
빈택시로 연예인들만 찾아다녀서 팬들에게 연락하는 사생택시가 더 사회의 악질이라 생각해.
당신들 자녀들이나 가족이 그렇다면.. 과연..
생각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사생활적으로 피해를 본다"

(세번째 트윗)
"7년 동안 일이 바쁜 날엔 하루에 친구, 지인, 가족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평균 하루 그 무리들 때문에 2, 3시간을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던가 만나지 못했으니까.
그건 애정이 아닌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나 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 나도 그랬으니까"

(네번째 트윗)
"우리 다섯 멤버들 다 집이나 길거리에서 울어도 봤고 사고도 당해봤지만
사생택시 앞유리 안에 보이는 건 웃고 있는 입모양이었어.
물론 그 상황에 화도 내봤어. 그치만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
그런 사랑의 방식으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는 하지 말자. 밤 늦게 다들 미안"

정말 오죽했으면 자칫 사생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위험까지 감수하며, 이렇게 공개적으로 트윗을 날렸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생팬들은 누구보다도 해당 연예인에 대해서 모두 꿰고 있기 때문에, 그런 팬들이 섭섭한 마음에 안티로 돌아서게 되면 연예인으로서는 상당히 무서운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영웅재중은 그런 두려움을 뒤로 하고, 자신들과 팬들을 위해 용기 있는 발언을 했습니다. 진정 그들을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이런 영웅재중의 말들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아무리 좋아하더라도 그 표현 방법이 잘못되어 해당 연예인에게 정신적으로 피해를 주게 된다면, 그것은 결코 올바른 팬심이 아닙니다. 아무리 팬이라고 해서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에 대해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니깐요. 또한 팬들의 입장에서도 그런 잘못된 팬심으로 사생택시의 돈벌이로 이용당하는 것 역시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과연 자신의 팬들을 위해서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연예인이 얼마나 될까요? 팬들은 영웅재중의 이런 말들에 발끈하거나 가벼이 여기지 말고, 진정한 팬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비단 이것은 영웅재중의 팬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을 좋아하는 모든 팬들이 공유해봐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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