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력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이 경찰 등을 상대로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문제는 검찰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3년 당시 김학의 사건을 담당했던 현직 경찰 총경은 “이 사건은 경찰이 아니었으면 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묻혔을 사건”이라면서 부실수사의 원인은 검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 수사단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및 성범죄 의혹 등과 관련해 경찰청 정보국·수사국·서초경찰서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익명의 현직 경찰 총경은 2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사건은 강에서 났는데 사람들은 산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총경은 “(현재 검찰은) 경찰청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면서 “본질을 흐리려고 이러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총경은 “사건의 본질은 윤 씨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여성분들은 어떤 피해를 보았는지, 경찰이 어렵게 드러낸 것을 검찰은 왜 두 번이나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는지 밝히면 끝날 일”이라면서 “과거사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따르면 청와대는 외압을 행사했고, 경찰은 뭔가 감추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 (사건 수사를) 두 번이나 모른 척했던 검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비판했다.

총경은 “검찰은 경찰에서 이 건을 수사하기 시작한 초기부터 (피해)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했다”면서 “특별한 이유도 없을 텐데 다짜고짜 신빙성이 없다고 했다. 수사 당시에 그게 참 이상했다”고 밝혔다. 총경은 “이런 성범죄의 경우 발생 시점·수사 착수 시점이 떨어져 있으면 유일한 증거는 사실상 피해자 진술뿐”이라면서 “직접 증거는 가해자 변호인이 (피해자) 진술을 흔드는 데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검찰의 수사 방향은 그쪽(직접 증거를 찾는 방향)으로 갔다”고 말했다.

총경은 “검찰이 이번에 사건의 본질을 밝혀주면 좋겠다”면서 “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피해자는 어떤 피해를 보았는지, 검찰은 왜 두 번이나 사건을 모른 척했는지 밝혀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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