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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대주주적격성심사 중단, '황창규 리스크' 한몫 한듯금융위, KT의 케이뱅크 대주주적격성심사 중단…"CEO리스크가 회사 타격 입힌 것 확인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4.19 16:26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금융위원회가 KT의 케이뱅크에 대한 한도초과보유 승인 신청과 관련한 심사를 중단했다. 복수의 언론이 지난 2016년 담합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과 현재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원인으로 꼽고 있는 가운데 황창규 KT 회장에게 제기되는 의혹 등 경영전반에 걸친 문제들도 이번 심사 중단의 사유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2일 KT는 케이뱅크에 대한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승인을 신청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되면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돼 케이뱅크 지분율을 34%까지 늘릴 수 있게 됨에 따라 케이뱅크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KT.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KT의 케이뱅크 지분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인터넷은행 주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를 초과 보유하기 위해서는 금융위 대주주적격성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KT는 검찰, 경찰,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를 받는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려 있다.

실제로 KT의 케이뱅크 지분율 높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7일 금융위원회는 KT의 케이뱅크 대주주적격성심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심사과정 중 신청인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 등 은행법 시행령 제4조의 3 및 은행업감독규정 제14조2 제3호의 요건에 해당하는 사유가 확인돼, 금융위 의결을 통해 승인 심사절차를 중단하고 조사 등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승인 처리기간(60일)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은행업 감독규정 제14조의2 제3호는 동일인 등을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거나 금융위,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검찰청 또는 금융감독원 등에 의한 조사·검사 등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그 소송이나 조사·검사 등의 내용이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심사를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주주적격성심사를 통과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KT는 지난 2016년 지하철 광고 입찰 담합 혐의로 70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최근에도 다른 담합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은 KT의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를 주목하고 있다. 

황창규 회장 관련 의혹 등 KT 경영 전반에 제기되는 각종 사안들도 이번 심사 중단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전화통화에서 "담합 외에 KT에 제기된 '쪼개가 후원' 등 각종 의혹이 심사중단에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대주주적격심사는 결격사유가 되거나 결격사유가 될 수 있는 것을 모두 감안한다. 종합적으로 살펴봤다"고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 (연합뉴스)

당장 황창규 회장과 KT에 제기되는 의혹이 수 건에 달한다. KT는 K스포츠재단·미르재단 출연 및 플레이그라운드 광고 지원 등을 하는 등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 2016년 10월 황 회장은 KT새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으로부터 업무상 배임·횡령 등으로 고발 당했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쪼개기 후원'으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내사를 받았고, 결국 국회의원들에게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불법정치후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혐의로 황창규 회장과 전현직 임원 7명이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등으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된 상태다.

같은 시기 KT새노조와 KT민주화연대가 노조위원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황창규 회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KT서비스 직원이 근무 중 사망해 사망자 유족이 KT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0일 시민단체 플랜다스의 계는 KT의 유가증권 불공정 거래로 인한 50억 원 탈세 혐의를 폭로했고, 현재 국세청 조사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KT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사위 한 모 씨가 보유한 엔서치마케팅을 공정가치보다 약 424억 여원 비싸게 사들인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1월 17일 KT전국민주동치회는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 대비 로펌 비용을 회사가 납부하게 했다는 혐의로 황창규 회장을 경찰에 고발했고, 같은 달 18일에는 플랜다스의 계가 KT 아현지사 등급을 허위신고한 혐의로 황 회장을 검찰 고발했다.

지난 2월에는 KTcs, KT서비스 등 KT 자회사에 근로자 불법파견이 발생해 KT서비스 노조, KTcs 새노조, KT새노조 등이 파견법 위반으로 KT를 고발했고, 현재 고용노동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3월에는 KT서비스 직원이 감전사고를 당해 손목이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해 KT서비스 노조와 정의당 진주시의원회 등이 고용노동부에 KT이사회를 고발한 상태다.

이해관 KT새노조 대변인은 "황창규 회장이 초래한 CEO리스크가 회사의 진로와 미래에 결정적 타격을 입힌 게 확인된 것"이라며 "회사를 위해 하루 빨리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현재 KT와 유사한 상황에서 대주주적격성심사가 중단된 사례들이 있다. 지난 2017년 하나금융투자는 스위스 금융그룹 UBS로부터 하나UBS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해 100%자회사 편입을 시도했다가, 대주주적격성심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당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최순실 씨의 자금관리를 도왔다는 의혹이 있는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추진 과정에서도 경영진의 범법 의혹이 발목을 잡았다. 박인규 당시 DGB 회장이 2014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황 회장과 같은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금융당국은 이로 인해 M&A 대주주적격성심사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봤다. 박 회장은 지난해 3월 29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들은 이미 대주주적격성심사를 거친 바 있는 금융회사들의 사례다. 반면 KT는 문재인 정부의 은산분리 완화 정책에 따라 산업자본이 금융산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대주주적격심사를 받은 적이 없다. 앞서 소개한 두 가지 사례보다 상황이 나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 견해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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