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KT 청문회 진행 방해에 나섰다. 한국당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증인 불출석을 문제삼고 나섰다. 유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수행으로 이날 청문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KT청문회에서 한국당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불출석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청문회는 당초 10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간사인 김성태 의원을 제외한 한국당 의원들은 청문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1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진행된 KT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청문회 초반 대거 불참했다. (연합뉴스)

김성태 의원은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에게 KT 청문회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영민 장관이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KT 청문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KT 청문회는 이미 2회에 걸쳐 연기된 바 있다.

김성태 의원은 "중요한 증인으로 참석이 예정됐던 유영민 장관이 금요일 퇴근 시간 직전 문재인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을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기습 제출했다"며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사항을 무참히 깨버렸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 출석이 어려우면 (유 장관에게) 오전이라도 참여했다가 해외순방을 가라고 요청했고 조정에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기존의 합의를 깨고 유영민 장관을 쏙 뺐다"며 "청문회를 열어놓고 화재와 관계 없는 자료요청만 (민주당이) 수백 건이 들어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화재와 관련 없는 자료 요청, 신경민 의원의 기습 출석 등으로 청문회의 본질을 흐리려 하는 점에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특히 김성수 간사님은 여야 합의를 깨고 화재 청문회를 무력화하려고 했다는 점, 화재와 관련 없는 신경민 의원의 기습 출석, 본질을 흐리려 하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발언을 마친 후 청문회장에서 일방적으로 퇴장했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증인 불출석과 관련해서 유영민 장관이 예상치 못했던 대통령 해외순방으로 출석을 못하게 된 것은 유감"이라며 "한국당에서 연기를 요청했지만 몇 가지 사유로 수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의원은 "이번 청문회는 지난 과방위 회의에서 황창규 KT 회장의 부실하고 무책임한 답변으로 비롯된 것"이라며 "따라서 오늘 청문회는 어떤 의미에서는 황창규 청문회다. 황 회장의 부실경영에 따른 화재의 책임을 묻는 자리"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따라서 유영민 장관의 출석은 부수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성수 의원은 "두 번째로 유영민 장관은 교체 대상 장관"이라며 "따라서 유영민 장관이 교체되는 경우에는 화재 참사의 원인을 책임지고 다뤄온 민원기 차관이 출석하는 것으로 잠정합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김성수 의원은 "세 번째로 화재가 난 게 11월인데 그걸 두고 5달이나 지난 지금 청문회하는 것도 대단히 민망하다"며 "이제와서 장관 출석이란 부수적 문제로 국민들 보기에도 송구스럽고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의원은 "3가지 이유 때문에 한국당의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며 "지금 김성태 의원이 말씀하신 청문회 무력화를 기획했다는 둥, 신경민 의원의 사보임까지 문제 삼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노웅래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간사를 맡고 있는 신용현 의원에게 "합의를 깼다고 (김성태 의원이) 하셨는지 이게 사실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용현 의원은 "오늘 (청문회) 날짜를 잡은 것도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어렵게 합의된 만큼 유영민 장관이 나와서 개회가 되면 좋은데 대통령 순방일정이 생겼고 순방중에 과학기술계 MOU 등으로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 사유가 있어서, 그러면 상임위 의결대로 청문회는 개최하고 유 장관이 귀국하는 대로 즉시 업무보고 등 다른 일정을 잡아서 따질 건 따지자고 제안했는데, 한국당은 유 장관 불출석에 강한 의구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현 의원 발언 도중 다시 청문회장으로 돌아온 김성태 의원은 "유영민 장관 없는 청문회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항의 표시를 하는 것"이라며 "지금 정회를 해주면 제가 이분들(한국당 의원들)과 충분히 말씀을 나눠 원만히 진행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합의해서 진행하는 것은 좋은데 설득한다는 것 아니냐"며 "그러면 설득이 안 돼도 11시 진행에 양해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김성태 의원은 "노력해보겠다"고 했고, 이 의원은 "노력이 아니라 그때가서 다른 소리 안 하는 거냐'고 하자, 김 의원은 수긍했다.

결국 한국당의 유영민 장관 불출석 문제제기로 1시간 여 지연된 KT 청문회는 오전 11시부터 정상적으로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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