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K-리그 챔피언은 바로 FC 서울이 차지했습니다. 서울은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정조국의 패널티킥 동점골과 후반 아디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고 종합 전적 1승 1무로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서울은 지난 2005년 연고 이전 후 첫 정상에 올랐으며, 안양 LG 시절까지 합치면 2000년 이후 10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특히 서울은 컵대회까지 포함해 '더블'을 달성했으며, 올해 첫 부임한 넬로 빙가다 감독은 데뷔 무대부터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올 시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시즌을 마쳤습니다.
서울의 우승은 지난해보다 뛰어나게 좋아진 팀플레이, 외국인, 이적생들의 돋보이는 활약, 그리고 빙가다 감독의 따뜻하면서도 강력한 리더십 덕분이었습니다. 귀네슈 감독 시절까지 서울은 전력을 잘 갖추고도 구심점이 될 만한 선수가 없어 결정적인 순간에 미끄러진 경우가 많았는데요. 올 시즌에는 전력 보강을 잘 하고, 기존 선수와 외국인, 이적 선수들 간의 조화가 아주 잘 이뤄지며 그야말로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우승에 대한 열망과 의지가 강하다보니 어느 팀에게도 지지 않는 팀이 될 수 있었고, 여기에 빙가다 감독의 안정적인 팀 운영이 뒷받침되면서 마침내 정규 리그를 넘어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올 시즌 서울은 많은 관중을 모으기 위해 구단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수도에 위치한 구단에 걸맞은 수준의 '명문 구단'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팬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서울은 평균 유료 관중 3-4만 명을 목표로 다양한 팬 마케팅을 시도했습니다. 특히 유소년, 가족 단위 팬을 상대로 집중 공략하며 관중 모으기에 안간힘을 썼는데요.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 축제나 다름없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경기장 주변에 이벤트 파크를 꾸며서 다양한 문화 행사를 벌이는가 하면 특수 계층의 무료 입장 등을 통해 다양한 연령층, 계층의 사람들이 K-리그 경기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등 균등하고 다양하면서 적극적인 팬 마케팅을 벌여 나갔습니다. 그 덕분에 3-4만 명이라는 관중 수치를 꾸준하게 유지했고, 결국 올 시즌 3만 849명이라는 평균 관중 동원에 성공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고 그냥 부러워하는 것에서 벗어나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준 구단, 그리고 그에 호응하며 경기장을 찾은 팬, 그리고 그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홈 18연승의 위업을 달성하고 우승까지 이룬 선수와 코칭스태프. 이렇게 '삼위일체'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서울의 우승은 1983년 프로 축구 출범 이후 가장 빛나면서도 상당한 의미가 담아있는 우승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올 시즌 K-리그가 전반적으로 0-0 무승부가 사라지다시피 할 만큼 화끈한 공격 축구와 몇몇 구단들의 인상적인 팬 마케팅을 통한 관중 동원 능력 향상으로 많은 희망을 본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은데요. 특히 2년 안에 승강제를 도입하고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의 관중 동원 능력과 팬 마케팅이 충분히 K-리그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계기가 된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빼어난 실력과 독특하고 다양한 이벤트로 팬을 끌어 모으고, 그런 팬은 꾸준하게 경기장을 찾는 문화가 더 정착돼서 K-리그가 진정한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그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의 50만 관중 돌파가 하나의 '작지만 큰 걸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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