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시간기준 13일, 방탄소년단은 미국 NBC 주말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새 미니앨범 MAP OF THE SOUL: PERSONA의 타이틀 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feat. Halsey’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방송에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MAs와 같은 북미 음악 프로그램을 제외한다 해도 엘렌쇼와 지미키멜쇼, 더 레잇레잇쇼 같은 대중성이 강한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의 이번 ‘SNL’ 출연은 다른 북미 방송에 출연한 커리어와는 무엇이 달랐을까. 엘렌쇼와 지미키멜쇼, 더 레잇레잇쇼는 해당 시간대를 찾는 시청자가 즐겨 본다.

반면 ‘SNL’은 북미권 대중이 오랜 기간 동안 사랑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첫 번째로 다른 점이다. ‘SNL’은 NBC를 통해 1975년 첫 방영된, 4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대중성과 전통 두 마리 토끼를 다 갖춘 오락프로그램이다.

방탄소년단이 13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서 생방송 된 'SNL'에서 뮤지컬 게스트로 출연해 지난 12일 발매한 새 앨범 MAP OF THE SOUL : PERSONA의 타이틀 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feat. Halsey'의 무대를 전 세계 최초 공개했다고 14일 전했다. 사진은 방탄소년단 SNL 단체 사진. [미국 NBC, Mary Ellen 제공=연합뉴스]

두 번째는 방탄소년단이 라이브를 하면서 생방송으로 출연했다는 점이다. CJ ENM이 과거 한국에서 선보인 ‘SNL 코리아’와 달리 북미 ‘SNL’엔 호스트와 뮤지컬 게스트가 매 주 각각 다른 인물로 초대된다.

‘SNL’에서 뮤지컬 게스트로 초대된 밴드나 가수는 노래를 소화하면 된다. 그동안 ‘SNL’에 초대된 뮤지컬 게스트를 보면 U2와 본 조비, 리한나와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와 마룬5 등 쟁쟁한 스타들이다.

‘SNL’의 뮤지컬 게스트로 초대된다고 해서 명성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 ‘실력’이 뒷받침돼야 뒤탈이 없다. ‘SNL’은 방송 특성상 녹화가 아니라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SNL’에 출연하는 크루 및 호스트는 물론이고 뮤지컬 게스트도 마찬가지다.

녹화방송이라면 뮤지컬 게스트가 노래를 하는 도중 실수를 한다 해도 다시 찍으면 된다. 하지만 ‘SNL’은 다르다. 만일 해당 주에 초대된 뮤지컬 게스트가 라이브 도중 실수라도 하면, 해당 가수가 저지른 실수는 북미 대륙으로 실시간 전파된다. 뮤지컬 게스트로 ‘SNL’에 초대된다는 건 실력이 검증된 가수가 아니라면 함부로 설 수 없는 무대다.

이날 방탄소년단이 ‘SNL’에 선 무대는 그동안 서온 한국의 음악방송 무대완 달랐다. 춤 동선을 간신히 소화할 만큼 무대는 좁았다. 한국 음악방송과 달리 현란한 조명도 없고, 에코 효과도 배제됐다. 라이브를 소화하면서 동시에 화려한 퍼포먼스도 소화해야 하는 게 방탄소년단의 과제였다.

방탄소년단이 13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서 생방송 된 'SNL'에서 뮤지컬 게스트로 출연해 지난 12일 발매한 새 앨범 MAP OF THE SOUL : PERSONA의 타이틀 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feat. Halsey'의 무대를 전 세계 최초 공개하고 있다. [미국 NBC, Will Heath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이브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로 종식됐다. 라이브는 라이브대로, 퍼포먼스는 퍼포먼스대로 환상적인 이중주를 아미(방탄소년단의 팬덤)뿐만 아니라 북미 시청자에게 한 아름 선사했다.

‘SNL’를 통해 방탄소년이 뮤지컬 게스트로서의 역할을 다한 다음에 나타난 SNS 반응을 보면 라이브와 퍼포먼스가 훌륭하게 합일했을 때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가를 입증하고 있었다.

‘SNL’이 방영된 직후 나타난 “‘SNL'은 모든 쇼에 BTS를 출연시켜야 한다”, “역대급 SNL 무대”라는 다양한 북미 SNS 반응은, 방탄소년단이 북미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걸 짐작하게 한다.

이를 심리학에 대입하면 방탄소년단에겐 북미에서 ‘마태효과’, 또는 ‘눈덩이 효과’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파악할 수 있다. 팬이 아니었던 이들이 우연하게 ‘SNL’을 통해 방탄소년단을 접하고 호감을 갖게 만드는 ‘잠재적 아미’를 형성하고 있음을 북미권 SNS는 보여주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13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서 생방송 된 'SNL'에서 뮤지컬 게스트로 출연해 'MIC Drop' 리믹스 무대를 펼치고 있다.[미국 NBC, Alex Schaefer 제공=연합뉴스]

‘SNL’에 출연한 엠마 스톤은 지미펠런쇼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사운드 체크를 하는 걸 목격했을 때 저절로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빌보드는 이런 엠마 스톤의 반응을 기사로 소개했다. 이런 일련의 반응은 북미 대중에게 방탄소년단을 향한 눈덩이 효과를 가속화하는 중이다.

하나 더, ‘SNL’ 방영 직후 나타난 북미 SNS를 보자마자 한 발레리나의 인터뷰가 뇌리를 스쳤다. 해당 발레리나는 과거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무대 위에서 100%의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선 연습실에서 100%의 연습을 넘어서서 120% 이상의 연습을 해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를 방탄소년단에 대입하면 방탄소년단은 언제, 어느 곳에서 공연을 하더라도 최상의 무대를 선사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실에서도 120% 이상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탄소년단이 ‘SNL’을 통해 컴백 무대를 가졌다는 건 북미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는 의미 이상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기존 북미 방송 출연과는 다른 점이 있다. 방탄소년단이 연습실에서 흘려온 땀방울이 ‘SNL’ 라이브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음이 확인됐고, 더불어 북미 대중을 ‘잠재적 아미’로 만드는 눈덩이 효과를 촉진시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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