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자신과 남편의 주식 모두를 처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과다한 주식을 매각한다고 하면 합법적이기 때문에 헌법 재판관으로서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식 논란이 국민 정서상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다양화를 위해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적격성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국민 54.6%는 “부적격하다”고 밝혔다. 적격하다는 응답은 28.8%에 불과했다.

15일 박지원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청문회를 하면서 변호인들에게 (이미선 후보자의 주식 문제를) 물어봤다. 그런데 범법은 아니다”라면서 “주식을 즉각 매각하고 남편(주식)도 매각하겠다는 각서를 발표했기 때문에 그 진정성을 믿는다”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무엇보다도 헌법재판소의 다양화, 즉 40대 여성·지방대학 출신도 헌법 재판관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사진=미디어스)

앞서 이미선 후보자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18년 이 후보자와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는 이테크건설 주식 1만여 주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같은 해 10월 이 후보자가 이테크건설 현장 설비 피해 사고 관련 재판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이테크건설에 유리한 판결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불거진 후 오충진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강남에 괜찮은 아파트 한 채 사서 가지고 있었으면 욕먹을 일이 아니었을 것인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과다한 주식을 매각한다고 하면 합법적이기 때문에 헌법 재판관으로서 찬성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오충진 변호사를 주식 작전 세력이라고 표현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서는 “결정적으로 어떤 증거를 제시했거나 소위 말하는 한방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지원 의원은 “전국 이용사회 회장을 아는데, ‘(이 후보자가) 이발사 딸이다. 얼마나 어렵게 사는데 이발사의 딸도 헌법 재판관이 되는 그런 세상이 돼야 할 것 아니냐’(고 나에게 말했다)”면서 “지금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없어지고 그냥 부자들 자제분들이 잘된다. (이 후보자의 임명은) 국민, 젊은 청년,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오늘 중 (당 지도부와) 협의해서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15일 발표한 이미선 적격성 여론조사 결과 (사진=리얼미터)

한편 15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미선 헌법 재판관 후보자 적격성 여론조사’에서 국민 54.6%는 “이미선 후보자는 헌법 재판관으로 부적격하다”고 밝혔다. 적격하다는 응답은 28.8%에 그쳤다. 무당층·정의당 지지층·중도층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연령·정당 지지층·이념성향에서 부적격 의견이 대다수이거나 우세했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151명에게 접촉해 최종 504명이 응답을 완료, 5.0%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무선 전화면접 (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되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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