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BS가 8뉴스에서 자사 지배주주인 태영건설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사가 자사와 관련된 논란을 메인뉴스에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SBS의 방송 독립성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보도”라고 밝혔다.

9일 SBS는 <SBS 노조 "태영 이재규 부회장 가족기업에 부당지원 의심"> 보도를 통해 같은 날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의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다. SBS는 이날 SBS콘텐츠허브가 태영건설 CEO인 이재규 부회장의 가족기업에 부당한 지원을 한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4월 9일 SBS 보도화면 갈무리

앞서 SBS본부는 ‘태영건설은 지상파 방송 지배주주의 자격이 있는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규 부회장이 가족기업인 뮤진트리가 십 수년간 콘텐츠허브와의 음원 재가공 계약을 독점적으로 따냈다고 폭로했다. SBS본부는 뮤진트리가 콘텐츠허브의 용역으로 얻은 이익이 200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관련기사 ▶ SBS콘텐츠허브는 태영건설 CEO 가족회사의 '봉')

SBS콘텐츠허브는 SBS의 자회사이며, 태영건설은 SBS의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지분 61%를 소유한 대주주다. 즉 SBS가 자사의 지배주주를 비판하는 보도를 메인뉴스에 낸 것이다.

현재 언론노조 SBS본부는 SBS 방송·경영 독립을 두고 사측·태영그룹과 갈등을 빚고 있다. 그동안 SBS가 윤세영 회장 사퇴·사장 임명동의제 합의 등 사내 소식을 보도한 경우는 있었지만, 노동조합의 투쟁 소식을 보도로 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SBS 보도국이 사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SBS 보도국은 대주주에 대해서도 성역 없이 비판할 수 있을 만큼 독립의 기틀이 마련되어 있다. 현재 대주주가 SBS의 경영에 개입하게 된다면 이런 보도가 사라질 수 있다. SBS본부의 방송·경영독립 투쟁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보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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