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BS콘텐츠허브의 자산 200억이 이재규 태영건설 CEO에게 빠져나갔다는 폭로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콘텐츠허브가 이재규 CEO의 가족기업인 뮤진트리에 13년간 일감 몰아주기를 했고, 뮤진트리는 막대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뮤진트리는 SBS의 수출용 콘텐츠의 음원을 재가공하는 회사다. 이 외에도 SBS 방영 드라마를 도서화하는 등의 출판업도 병행한다. 뮤진트리가 콘텐츠허브 용역을 통해 얻는 매출비중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 78.8%에 이른다. 같은 기간 뮤진트리의 영업이익은 20억 원 수준이며 영업이익률은 35.3%다. SBS본부는 뮤진트리의 영업이익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강조했다.

▲뮤진트리와 콘텐츠허브 관계도(위), 뮤진트리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아래) (사진=언론노조 SBS본부)

뮤진트리는 이재규 태영건설 CEO의 가족기업이다. 뮤진트리의 대표이사는 박남희 씨로, 그는 이재규 씨의 부인이다. 뮤진트리 사내이사들은 박남희 씨와 같은 돌림자를 쓰고 있으며, 감사인 이은규 씨는 이재규 CEO의 동생과 이름이 같다. 다만 이들이 실제 친족 관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뮤진트리는 SBS콘텐츠허브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수의계약을 맺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3월 실시된 SBS콘텐츠허브 특별감사는 뮤진트리와의 계약을 ‘부적절한 독점 위탁계약’으로 규정했다.

콘텐츠허브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뮤진트리가 회사 설립 직후 콘텐츠허브와 독점계약을 체결한 점, 회사 매출에서 콘텐츠허브가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뮤진트리는) 콘텐츠허브의 독점 위탁용역을 전제로 설립된 회사로 보인다”면서 “계열회사인 태영건설 임원의 사적 이익을 위해 콘텐츠허브가 부당지원을 했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9일 ‘태영건설은 지상파 방송 지배주주의 자격이 있는가’ 기자회견을 열고 “태영건설 CEO가 SBS 구성원의 피와 땀이 녹아있는 콘텐츠 판매수익에 빨대를 꽂아 개인적으로 거액을 챙기는 일이 발생했다”고 규탄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뮤진트리 매출의 상당 부분은 SBS에서 비롯됐다”면서 “뮤진트리가 막대한 영업이익을 얻는 기간 동안 SBS는 적자를 기록했다. 태영그룹이 지상파 방송의 재원 망가뜨리면서, 뮤진트리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챙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9일 열린 ‘태영건설은 지상파 방송 지배주주의 자격이 있는가’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SBS본부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뮤진트리 문제를 눈감아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윤창현 본부장은 “이재규 씨는 윤세영 명예회장, 윤석민 회장과 수십 년 인연이 있는 인물”이라면서 “이재규 씨가 윤석민 회장과 특수관계가 아니라면 관련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었겠냐”고 비판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뮤진트리가 13년 동안 콘텐츠허브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2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법률검토를 진행 중이다. 검토가 마무리되면 고발을 포함해서 모든 사법적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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