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가 인스타그램 생방송 과정에서 자신을 향한 '시선 강간'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설리의 이 발언이 중요한 이유는 수많은 여성들이 동일한 불편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사회라는 것은 명확하다. 일부 남성들이 여성보다 불이익을 받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건 소수일 뿐이다.

설리는 인스타그램 생방송을 시작했고, 1만여 명의 동시 접속자가 나올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여전히 설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는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하며 방송을 했고,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술 생방송이 되어버린 자리를 불편해 하는 이들도 있었다. 음주 방송을 하지 말라는 참가자의 발언도 존재했다. 그리고 논란 후 이를 문제 삼는 언론들도 많다. 음주 방송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음주와 방송을 결합해 논란을 부추기는 듯한 방향성은 씁쓸하기도 하다.

사진=설리 SNS

성인이 술을 마실 수도 있다. 선택해 볼 수 있는 개인 방송에서 술을 마시고 소통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 과정에서 부당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했을 때 논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청소년이 따라 할 수 있으니 술 방송을 하지 말라는 식의 도덕경은 과하다.

대한민국은 연예인들에게 과도한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고는 한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을 가졌다는 점에서 도덕적 기준을 높이고 일탈을 경계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보지 않는다. 언제나 방송을 통해 볼 수 있는 그들이 부도덕한 행위를 하면 파장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덕적 기준이 높아지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과하면 그건 불필요한 간섭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런데 시선 강간하는 사람들 싫다"

설리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생활한다. 이미 설리가 노 브래지어로 생활하는 상황들은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통해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를 두고 비난을 하고 지적하는 이들 역시 많다. 하지만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받을 일인가?

남자는 하지 않는 브래지어를 여자는 꼭 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저 보기 불편해서라면 그건 폭력이다. 그런 이유라면 여성들도 남성들이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모습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 건강과 관련한 문제라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브래지어를 하고 말고는 개인의 선택의 몫이다. 이를 하지 않았다고 불쾌해하고 비난하는 행위 자체가 여성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선 강간'은 오랜 시간 논란이 되어 왔다. 이를 규제하는 것도 쉽지 않다.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는 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설리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자신을 향한 지적을 '시선 강간'으로 규정했다. 이 모든 것들이 무엇을 향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설리의 이 당당함은 반갑다. 누가 왜, 무슨 자격으로 여성에게 무수한 규제와 억압을 강요하는가? 그 불편함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돌아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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