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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책무 외면하는 ‘스카이라이프’[기고]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승인 2019.04.09 08:05

우리나라 유일의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02년 지역방송사와 케이블TV 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난시청 해소와 남·북한 방송 교류 확대, 그리고 통일이후 방송 대비라는 공적 역할 수행을 조건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한 교류가 확대되고 활발해 지면서 스카이라이프의 역할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케이블TV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PTV와 달리 위성방송은 위성중계기를 통해 북한 지역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남북한 통합방송망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반도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카이라이프’의 공적 책임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출범 17년을 맞은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최근 들어 출범 초기에 부여받은 방송의 공적책임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스카이라이프’는 이사회와 경영진 구성에 대주주의 영향력이 상존하고 있어 경영의 투명성과 자율성 확보를 통한 방송의 공공성과 공영성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최근에 ‘스카이라이프’가 자체적으로 공공성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선임한 중립적 사외이사마저도 중립성에 대한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과연 스카이라이프가 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 만든다.

이와 함께, ‘스카이라이프’가 공적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또 다른 사례 중 하나는 지난 2010년부터 무려 약 10여 년 동안 수도권 지상파방송사인 OBS로부터 프로그램을 공급받아 이를 가입자들에게 제공하여 수입을 올리면서도 정작 OBS에는 프로그램 사용료라고 할 수 있는 재송신료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과 케이블TV PP사업자들에게는 재송신료를 지불하면서 수도권 지상파 방송사인 OBS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재송신료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은 채 프로그램을 무료로 사용해 오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가 프로그램 제작 및 제공자인 OBS에 지급하는 재송신료는 프로그램 저작권료이자 콘텐츠 사용료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프로그램을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재송신료가 프로그램 제작비의 주요 재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방송사 입장에서 재송신료는 양질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다른 지상파방송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방송사인 OBS의 경우, 방송 프로그램 제작비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서는 재송신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스카이라이프’는 큰 규모의 지상파 방송사들에게는 꼬박꼬박 재송신료를 지급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방송사인 OBS에는 재송신료를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어 중소 방송사와의 상생을 통한 국내 방송 산업 활성화에 역행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최근, SKT, KT, LGU플러스 등 IPTV 3사는 OBS와 재송신료 협상을 통해 재송신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국내 방송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유독 ‘스카이라이프’만은 OBS의 재송신료 협상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재송신료 지급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스카이라이프는 OBS가 재송신료 협상을 요구할 때마다 서울역외재송신 중단이나 채널번호 이동 등을 요구하며 OBS를 끊임없이 압박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명백한 갑질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02년 출범 이후, 초기 4년간은 대규모 적자로 경영난을 겪기도 했지만, 2006년부터 흑자로 전환된 이후 13년째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은 매년 500억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사내 유보금도 수 천 억 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수 천 억 원의 사내유보금을 보유한 ‘스카이라이프’가 지본 잠식 95%로 국내 지상파방송사 가운데 경영난이 가장 심각한 OBS에 무려 약 10여 년 동안이나 재송신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사업자로서의 공적 책무를 망각한 태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중소방송사에 정당한 프로그램 사용료마저도 지불하지 않아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스카이라이프’가 한반도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방송플랫폼, 더 나아가 통일시대 주력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이제 그 이름값에 어울리는 행동을 할 시기가 되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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