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중 장시간 노동, 턴키계약 등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제작현장에 특별근로감독이 시행된다. 근로감독 대상 드라마는 '국민여러분!', '닥터 프리즈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 '왼손잡이 아내' 등 총 4개 드라마다. 지난달 종영한 '왜그래 풍상씨'는 근로감독 대상에서 빠졌다.

8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오늘 '닥터 프리즈너' 제작사 '지담'을 시작으로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이 불거진 KBS 드라마 제작현장에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면담이 실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에는 '국민여러분!' 제작사 '몬스터유니온'과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 제작사 'GnG', 11일에는 '왼손잡이 아내' 제작사 팬앤터테인먼트에 근로감독관 면담이 예정돼 있다.

앞서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지부장 김두영)는 지난 2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왜그래 풍상씨'를 비롯, 5개 KBS 드라마 제작현장 특별근로감독 요청서를 접수했다. 이들 드라마 제작사가 방송스태프들과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지 않고, 하루 16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지속하는 한편 시간 외 수당 지급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 방송스태프들의 근로자성을 상당부분 인정했음에도 근로계약서가 체결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일었다.

'왜그래 풍상씨'는 지난달 종영됨에 따라 근로감독을 시행할 수 없게 됐다. 서울고용노동청은 지난달 18일 방송스태프지부측에 특별근로감독 요청 수리 여부를 4월 8일까지 연장하여 검토한다는 공문을 발송했고, 이에 3개월~6개월 단위로 촬영하는 드라마제작현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왜그래 풍상씨'의 경우 제작현장에서 장시간 노동 문제로 스태프들이 드라마 제작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던 바 있다.

방송스태프지부·한빛미디어 노동인권센터·민주노총서울본부는 2월 2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5개 KBS 드라마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사진=미디어스)

한편, 이번 특별근로감독에서 이른바 '턴키(Turn-key)계약'으로 불리는 도급계약과 관련해 이전과는 다른 고용노동부 판단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턴키계약은 조명팀, 동시녹음팀, 그립(특수장비)팀, 미술팀의 경우 용역료 산정기준 없이 총액만을 명시하는 계약 방식을 말한다.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는 드라마 제작현장 특별근로감독 당시 총 3개 드라마 현장 방송스태프 177명 중 157명을 법적 근로자로 인정했다. 그러나 팀원들을 거느리고 있는 팀장급 도급감독들을 사용자로 보고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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