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고성·속초·동해 산불 발생 당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국회에 묶어두고, “(정 실장이) 산불의 심각성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해 “지금까지 나경원 원내대표가 했던 해명 중에 가장 대표적인 거짓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속초·고성이 지역구인) 이양수 의원은 왜 회의 도중 나갔나”라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해명은) 말도 안 되는 해명”이라고 밝혔다.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홍영표 위원장은 의원들에게 강원 산불 진화의 총책임자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이석을 요청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의용 실장에게 질의해야 한다며 이석을 거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도 빨리 보내드리고 싶다. 그러면 질의 순서를 야당 의원들 먼저 하게 했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갈 것이다. 국회에 어쩌다 나온 안보실장에게 우리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실장은 오후 10시 38분이 돼서야 국회에서 나올 수 있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5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총회에서 “유감스럽다. (정의용 실장이) 심각성을 보고하고, 이석에 대한 양해를 구해야 했는데 그런 말씀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회의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산불을 전혀 알고 있지 못한데 전혀 우리에게 산불로 인한 이석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산불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상황 파악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상호 의원은 “거짓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은 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원내부대표 중에 이양수 한국당 의원이 있었다”면서 “이양수 의원의 지역구가 속초·고성·양양이다. 제일 피해가 큰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우상호 의원은 “보통 운영위원회는 전체 부대표가 다 참여한다”면서 “(4일 운영위원회 때 이양수) 부대표가 (나경원) 대표한테 ‘우리 속초·고성에 불이 났는데 간단치 않고 엄청나게 확산되고 있어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가야 한다’고 보고를 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의원은 “이양수 의원이 심각성을 이야기해서 보내 줬으면서 정의용은 왜 안 보내 주냐”면서 “이양수가 보고할 때는 심각하고, 홍영표 대표가 말할 때는 심각하지 않다? 이거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의원은 “산불이 심각한 걸 알고 이양수 의원은 ‘지역구 의원이니까 빨리 가서 대처하라’고 보내 주고, 정의용 실장은 ‘산불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이 핑계로 도망가려고? 내가 더 괴롭힐 거야. 앉아 있어’ 이렇게 한 것”이라면서 “나중에 해명은 말도 안 되는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은 “당대표·원내대표는 국가 전체적인 상황을 계속 보고받는다”면서 “그런데 정부, 혹은 홍영표 원내대표가 심각성을 자기한테 보고하지 않아서 안 보냈다? 이런 해명은 역대급 거짓 해명”이라면서 “어차피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거짓 해명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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