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안현우 기자] 강원도 고성 속초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정쟁화를 예고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위원은 5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현재 초당적으로 지원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어느 정도 수습이 되면 다음 주 화요일 정부 관계자를 불러서 철저히 따지고 정말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불이, 특히 산불이 끊이지 않는데 이 부분을 철저히 따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야당으로서 대형 산불이 일어난 경위와 정부 대응을 묻고 따지는 게 정도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관계도 맞지 않을뿐더러 소모적인 정쟁을 예고하는 것으로 ‘강 건너 불구경’ 밖에 안될 것으로 판단된다.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사진(연합뉴스)

실제 산림청이 2019년 2월 발표한 ‘2018년 산불통계 연보’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산불 발생 건수가 많았던 해는 2017년으로 692건을 기록했다. 산불 발생 10년 평균은 423건이다. 특히 2017년 692건 중 418건이 3~5월 봄철에 집중됐다. 발생 건수도 많은 만큼 피해도 많았다. 당시는 대통령 탄핵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 시절이다. 한국당식 화법이라면 황교안 권한 대행 시절 산불이 끊이지 않은 셈이다.

10년 중 두 번째 많은 623건의 산불이 2015년 발생했다. 박근혜 정부 때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산불 발생 건수는 496건이다. 10년 평균을 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산불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당 개별 의원들의 움직임은 한 발 더 나갔다. 민경욱 대변인은 4일 자신의 SNS에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네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고 썼다가 비판이 제기되자 지웠다. 다시 5일 오전 "대형산불 발생 네시간 후에야 총력대응 긴급 지시한 문대통령 북으로 번지면 북과 협의해 진화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빨갱이 맞다. 주어는 있다"는 글을 공유해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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