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공정위의 철저한 심사를 촉구했다. 지역성·다양성·공익성 방안과 노동자 고용안정성 방안 등 케이블 방송의 공적 책무에 대해 공정위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는 5일 오전 과천정부청사 공정위 서울사무소 앞에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에 철저한 심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티브로드 원·하청 노동자들의 공동 기자회견인 셈이다.

과거와 변화된 정부 입장 등으로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2016년 당시 공정위는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을 불허했는데, 올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해당 사례를 언급하며 '3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식의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높은 합병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방송의 공공성 확보와 지역방송 유지·발전, 고용안전성 보장 방안 등의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들 노동자들의 우려다.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는 5일 오전 과천정부청사 공정위 서울사무소 앞에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에 철저한 심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두 자본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합병작업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지역방송의 유지 및 발전방안과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해선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SK텔레콤 측에 방송의 사회적 책무방안과 고용보장에 관한 입장을 요구했으나 SK텔레콤 측은 합병이 본격화 된 것이 아니라며 대답을 회피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주주총회에서 SK텔레콤이 합병 시한을 못박고, 공정위 사전심사 요청서를 제출한 것은 노동자 목소리를 외면한 채 합병에만 몰두하고 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티브로드의 모회사인 태광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수천억 규모의 이익을 볼 것이며 SK텔레콤은 합병 신설법인의 추가 투자유치를 통해 자본을 확보하게 될 것인 반면 케이블 방송의 공익성과 발전을 위한 재투자와 노동자 고용보장 등을 위한 회사의 계획은 전무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번 인수합병에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케이블방송의 공적 책무가 강화되는 방향이라면 유료방송산업 재편 기류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역채널 발전을 위해 자체제작 방송과 본방송 편성 비율 확대 ▲이른바 '가입자 빼가기'로 불리는 인위적인 가입자 이동(케이블→IPTV 전환) 금지 ▲단체협약 승계를 통한 고용보장 ▲지역일자리 창출 등 케이블방송의 공적 책무 유지와 발전이 인수합병의 전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합병이 재벌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되며 공정위가 재벌 봐주기 식의 허술한 심사를 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공정하고 철저하게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공정위는 공공재의 목적에 맞게 향후 운영 및 발전방안에 대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합병이 이루어지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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